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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음』『다산의 생각』 두 책의 간행 - 박석무

by 귤담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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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음』 『다산의 생각』 두 책의 간행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3-07-03

1971년 가을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이 석사학위 논문으로 통과되자, 턱없이 부족한 공부였지만 다산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대열에 끼면서 ‘다산학’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래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렀고, 번역서로 논문으로 책으로 칼럼으로 강의로 다산학을 말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길고 길게 다산학을 말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말을 하기 위해서는 말할 거리를 찾아 책을 읽고 번역해야 했기에 『여유당전서』라는 다산의 문집 전체를 읽고 번역하는 세월이 길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2004년 〈다산연구소〉를 설립하여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를 36만이 넘는 독자들에게 메일링하느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한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만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처음에 1주에 다섯 번 글을 보내고, 얼마 뒤에는 세 번, 두 번을 보내다가 금년 초까지는 주에 1번씩 보냈습니다. 요즘은 한 달에 한 차례 보내면서, 그동안의 글을 출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최근까지 200자 원고지 1만 매에 가까운 글이 모아졌고, 다행히 출판하자는 출판사의 호의로 두 권의 책이 간행되었습니다. 『다산의 마음을 찾아―다산학을 말하다①』과 『다산의 생각을 따라―다산학을 말하다②』로 구별하여, 다산의 마음을 찾아내 그런 마음을 우리도 지녔으면 하는 바람의 글을 정리하고, 다산의 생각을 따라 그가 다 이루지 못한 생각을 우리들이라도 현실에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그런 제목을 붙여 보았습니다. 다산이라는 현자의 마음, 다산이라는 지극한 애국자의 생각, 그런 인격자의 마음으로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그런 애국자의 생각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새롭게 만들자던 다산을 본받아 우리도 이제 인격을 갖춘 국민들이 나라다운 나라로 개혁해야 한다는 우리 모두의 염원을 담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8년 동안 유배살이로 아들들을 직접 가르칠 수 없던 다산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통해 아들들에게 바라는 마음을 반복해서 전했습니다. 효제를 실천해라, 독서에 열중해라, 가난한 이웃을 도와줘라,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에 분개하는 마음을 지녀라, 벼슬은 못 하는 폐족이지만 문장가나 현자나 성인은 될 수 있으니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라 등의 다산의 마음은 우리 일반 사람들의 마음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딱 하나, 높은 수준의 학자임을 스스로 인식한 다산, 가장 안타까운 바람의 하나는 자신의 저서가 후세에 제대로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아들들이 자신의 학문 수준에 이르러야 자신의 학문과 저서를 후세에 전할 수 있으리라 믿고 그렇게도 바라는 마음은 바로 두 아들이 높은 학자의 수준에 이르기를 바라던 것이 다산의 마음이었습니다.

 

1권의 다산의 마음, 시를 읽어보면 다산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탐관오리들의 등쌀에 시달려 참으로 비참하게 살아가는 백성들의 아픔에 감정이입이 되어 그들의 참상에 눈물을 흘리는 다산의 마음은 참으로 애달픕니다. 2권의 다산의 생각은 시작에서 끝까지 나라에 대한 근심과 걱정으로 점철된 다산의 생각입니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新我舊邦)가 경세유표의 저작 목적이고, 사서육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이(理)의 관념의 세계를 행(行)의 실천의 세계로 바꿔야 한다는 다산의 생각, 다산의 애국심이 온통 모아진 위대한 국가개혁의 생각이었습니다. 232권에 이르는 방대한 다산 경학(經學) 연구는 바로 정치와 사상을 개혁하여 새로운 논리로 바꾸자는 정치와 경제에 관한 철학의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평생 다산학 공부에 노력을 기울여온 나는 번역하고 풀이하는 일을 통해 다산의 학문을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일에 정성을 바치고 싶었다.″라는 머리말의 한 대목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생전에 다산의 가장 큰 근심의 하나는, 자신의 저서가 후세에 잘 전해지고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일반인들이 알아 자기의 마음과 생각이 현실에 적용되기를 바라는 것이었기에, 나는 다산의 그런 근심을 풀어드리려는 정성을 잊지 않았습니다.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는 바로 그런 목적으로 시작했던 글입니다. 그런대로 다산의 저서를 읽어 번역도 하고 글도 쓰고 강의도 해서 저서가 알려지는 데 힘을 보탠 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다산이 이루지 못한 바른마음과 옳은 생각을 제가 알려드렸으니, 이제라도 세상에 제대로 실현시키는 일이 후세 우리들의 몫입니다. 함께 노력합시다.

 

글쓴이 : 박 석 무 (다산학자, 우석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