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79 협치의 낯선 풍경 - 이종수 > 다산글방 > 다산포럼협치의 낯선 풍경글쓴이 이종수 / 등록일 2026-08-25얼마 전에 국회에서 후반기 원구성이 있었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직을 어느 정당이 맡느냐를 두고서 또다시 거친 실랑이가 벌어졌다. 각종 법안의 길목을 지키는 상원(上院)과도 같은 법사위의 입법 절차상 과다한 권한을 없애면 될 일인데, 이게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서로 갖겠다고 다투기만 한다. 헌법학 교과서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 결정문에도 적시되듯이 우리 국회는 이른바 ‘상임위원회 중심주의’를 채택해오고 있다. 국회 안에서 법안들이 본회의가 아니라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그리고 집중적으로 다뤄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상임위 중심주의.. 2026. 8. 26. 명쾌한 정치에 환호하지만 - 김태희 > 다산글방 > 다산포럼명쾌한 정치에 환호하지만글쓴이 김태희 / 등록일 2026-08-18지방자치단체에서 임직원들에게 『목민심서』 특강을 했다. 취임한 지 약 한 달이 된 신임 구청장의 의욕이 느껴졌다. 신임 구청장과 구청직원이 얼른 서로 적응하고, 리더십이 잘 발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의를 했다. 『목민심서』는 그보다 먼저 저술한 『경세유표』와 짝을 이룬다. 『경세유표』는 국가 전반에 관한 법제도 개혁론이고, 『목민심서』는 법제도는 그대로 둔 것을 전제로 했다. 『경세유표』는 제도 개혁으로 오래된 나라를 새롭게 하자는 취지로 썼지만, 그 개혁은 언제 이뤄질 것인가,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법제도는 그대로 두고라도 당장 행정의 현장에서 목민관이 잘한다면, 그 혜택이 백성들에게 돌아가지 .. 2026. 8. 18. 사대는 아무나 하나 - 김환영 > 다산글방 > 다산포럼사대는 아무나 하나글쓴이 김환영 / 등록일 2026-08-11사대(事大)는 약자의 소원이 아니라 강자의 계산이다. 굽신거림이 아니라 강자가 인정하는 가치가 사대 관계를 만든다. 베트남 독립운동가 호찌민에게 미국은 반미가 아니라 용미(用美)의 대상이었다. 그는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어 독립운동의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려 했다. 하지만 프랑스와의 관계와 냉전의 계산 속에서 미국은 끝내 그의 손을 잡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역시 같은 현실주의였다. 그는 통일 이후에도 동아시아 안정을 위해 주한미군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 북한이 친미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고구려 또한 같은 구조와 맞서야 했다. 당(唐)과 조공 책봉 관계를 맺었지만, 당에게.. 2026. 8. 12. AI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 주윤정 > 다산글방 > 다산포럼AI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글쓴이 주윤정 / 등록일 2026-08-04 최근 AI 관련 변화를 접하다 보면, 한국은 산업혁명 시기의 영국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영국의 산업혁명 시기 급속한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자본은 축적되었고 인구는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대기 중 탄소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도 그 시점부터였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면 인류는 엄청난 혜택을 누리기도 하지만, 기술에는 그늘이 없지 않아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회가 만들어 온 균형이 급속하게 파괴되고 전환된다. 과학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는 많은 위험과 피해를 경험했고, 그것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왔다. 그래서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때, 우리는 기술이 보여주는 장밋빛 전망만.. 2026. 8. 4. 다산선생에 대한 詩 한 편을 읽다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다산선생에 대한 시 한 편을 읽다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6-08-03예전에야 참으로 열심히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를 쓰고 또 썼습니다. 세월도 많이 흐르고 나이도 고령에 이르자, 이제는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글을 씁니다. 한 달에 겨우 한 차례의 글을 쓰면서 다산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쓰고 있습니다. 그런 게으른 사람에게도 관심을 놓지 않고 쓰는 글에 자주 댓글을 달면서 이런 노인을 격려해 주고 힘나게 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요. 바로 김지성이라는 시인입니다. 지난달의 보잘것없는 글에도 분에 넘치는 찬사의 글을 올리고, 자신의 시 한 편까지 전해주면서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다산도 인간이었습니다’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예전의 선각.. 2026. 8. 4. ‘차이나 쇼크 2.0’, 어떻게 볼 것인가 - 이남주 > 다산글방 > 다산포럼‘차이나 쇼크 2.0’, 어떻게 볼 것인가글쓴이 이남주 / 등록일 2026-07-28작년(2025년)부터 차이나 쇼크 2.0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다. 최근 중국 AI 기업 문샷(Moonshot AI)이 내놓은 대규모언어모델(LLM) ‘Kimi K3’의 성능이 미국의 최첨단 AI 모델에 근접했다는 보도도 그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얼마 전까지 중국경제 위기론이나 정점론이 언론 지면을 뒤덮던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중국의 첨단산업 강화에 갑작스런 반응 차이나 쇼크 2.0은 하버드대 교수 고든 핸슨 등이 만든 조어이다. 이들은 저임금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의 수출 공세로 1999~2007년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현상을 2010년대 중반 ‘차이나 쇼크.. 2026. 7. 29. 잘못 진행되는 북한 국호 논쟁 - 서보혁 > 다산글방 > 다산포럼잘못 진행되는 북한 국호 논쟁글쓴이 서보혁 / 등록일 2026-07-21치솟는 물가에 나아지지 않는 민생, 무더운 날씨, 정쟁에 빠져 있는 정치권 등. 그런 상황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혹은 ‘조선’이라고 부르자는 문제가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갑자기 왜 조선이야? 북한이 국제법상으로 하나의 국가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작년 6월에는 이미 남북 간에 대화가 단절된 상태였다. 2023년 12월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남북이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 내 특수관계임을 부정하고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천명하였다. 그 배경에는 남한 정권의 성향을 막론하고 남북관계가 실익이 없고 오히려 남북 교류.. 2026. 7. 23. 도는 경계에 있다 - 연암이 압록강에서 던진 화두 / 김태희 > 다산글방 > 실학산책도는 경계에 있다 - 연암이 압록강에서 던진 화두글쓴이 김태희 / 등록일 2026-06-12240여 년 전인 1780년 여름, 연암 박지원은 사신단을 따라 압록강에 이르렀다. 그 강은 조선과 청(淸)을 가르는 경계였다. 상류에 큰비가 왔는지 눈앞에 불어난 강물이 거셌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사신단은 마침내 강에 배를 띄웠다. 사공들은 일제히 뱃노래를 부르며 노를 저었다. 다섯 척의 배가 급물살 속에 빠르게 나아갔다. 이때 연암이 역관에게 불쑥 물었다. “그대는 도(道)를 아는가?” 그리고는 답을 이었다. “이 강은 저들(청)과 우리(조선)가 경계를 나누는 곳일세. … 도는 달리 구할 게 아니네, 바로 그 ‘경계’에 있다네(道不他求, 卽在其際).” 도란 이쪽도 저.. 2026. 7. 15. 걱정이 가득한 사회 - 박태균 > 다산글방 > 다산포럼걱정이 가득한 사회글쓴이 박태균 / 등록일 2026-07-14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를 전후하여 남북 간의 스포츠 교류에서 역사적 순간이 적지 않았다. 도쿄올림픽(1964)부터 서울올림픽(1988)에 이르기까지 남북 단일팀을 위한 논의가 성사되지 못했지만, 1990년 아시안게임(베이징)에서 응원 과정에서 처음으로 한반도기를 공동으로 사용했고,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일본)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포르투갈)에서 남북 단일팀이 참가하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한반도기를 단일팀 공식 단기로 사용). 1991년의 남북 단일 탁구팀은 영화화되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후 북핵 문제로 인해 남북 간의 스포츠 교류가 끊겼다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간 스포.. 2026. 7. 15. 고통의 서열과 한국연구재단 - 김진균 > 다산글방 > 다산포럼고통의 서열과 한국연구재단글쓴이 김진균 / 등록일 2026-07-07경쟁의 긴장은 개인의 성취 수준을 어느 정도 끌어올리기도 하므로, 경쟁이 종종 사회 발전의 필수 요소인 것처럼 오해되기도 한다. 죽음의 공포가 인간을 더 빨리 달리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공포를 운영 원리로 삼는 사회는 옳지 않다. 공동체에는 이기건 지건 삶을 지속할 최소한의 몫은 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떠받쳐져 있어야 하는데, 최소한의 몫조차 배분하지 못한 체제가 상호 불신의 경쟁 상태를 공동체의 운명인 양 호도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은 사회적 발전과는 무관하게 개인에게 자원 소진을 강요한다. 무한경쟁은 승자에게조차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패자에게 삶의 의미를 박탈하는 수준의 과도한 처벌이 주.. 2026. 7. 7. 가장 큰 고통과 한(恨)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가장 큰 고통과 한(恨)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6-07-06짤막한 다산의 편지 한 통을 읽습니다. “내 집 문앞을 지나면서도 들르지 않는 것은 이미 법례가 되었으니 원망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고통스러운 것으로 다른 사람들은 기뻐하는데 나만 슬퍼하는 것보다 심한 것이 없고, 세상의 한스러움 중에는 나는 그를 생각하는데 그는 나를 까맣게 잊고 있는 것보다 심한 것이 없다는 것만은 반드시 알아야만 합니다. 『시경』에 “어찌 너를 생각하지 않으리오마는 집이 멀어서이다(豈不爾思 室是遠而)”라고 한 것을 보시고, 공자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이지 어찌 먼 것이 있겠는가 (未之思爾 夫何遠之有)”라고 하였습니다. 돌아가는 길이 집이 먼 것과 같으니 무슨 말을.. 2026. 7. 7. 〈열하일기〉는 어떻게 고전이 되었나 - 조운찬 > 다산글방 > 다산포럼〈열하일기〉는 어떻게 고전이 되었나글쓴이 조운찬 / 등록일 2026-06-301780년 5월 한양을 떠나 심양·북경·열하를 여행하고 그해 10월 돌아온 연암 박지원은 귀국 즉시 연행록 저술에 착수했다. 서대문 밖 평계(지금의 평동)의 처남 집과 연암협을 오가면서 연행 중 기록한 원고를 정리·보완한 끝에 1783년 《열하일기》를 1차 탈고했다. 탈고 후에도 수정과 첨삭을 멈추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초본들은 연암의 벗들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필사본의 유통은 연암을 조선 최고의 작가로 올려놓았다. 오늘날 전하는 사본만 해도 최근 보물로 지정된 친필 초고본을 포함해 50종이 넘는다. 궁궐 여인과 사대부가 부녀자들을 위한 한글 필사본까지 돌아다녔다. 금압을 비웃듯 퍼진 베.. 2026. 7. 1. 지방선거에 지역정당도 참여해야 - 이종수 > 다산글방 > 다산포럼지방선거에 지역정당도 참여해야글쓴이 이종수 / 등록일 2026-06-23얼마 전에 지방선거가 치러졌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유감스럽게도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를 두고서 일각에서는 부정선거의 증좌라며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가운데 개표소 봉쇄 시위가 아직도 계속 중이다.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 행사에 크나큰 불편을 끼친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도 이들에게는 투표시간 연장과 함께 뒤늦게라도 투표용지가 손에 쥐어질 수 있었던 반면에, 다른 많은 이들에게는 아예 투표할 기회, 즉 주민대표를 내 손으로 뽑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즉 무투표 당선자의 문제가 그러하다. 경쟁도 검증도 없는 ‘무투표.. 2026. 6. 23. 서울대 10개보다 하버드·베이징대 10개를 - 김환영 > 다산글방 > 다산포럼서울대 10개보다 하버드·베이징대 10개를글쓴이 김환영 / 등록일 2026-06-16국내정치와 국제정치는 때때로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국내정치는 평등·복지·정의라는 이념적 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국제정치는 국가의 생존과 경쟁력, 안보와 국익이라는 현실에 더 민감하다. 세계에 국가가 하나뿐이라면 이런 긴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 속 수많은 국가에게 경쟁은 선택이 아니라 조건이며, 그 조건은 국가의 선택을 제약한다. 교육 분야에서 이러한 긴장이 가장 선명하다. 엘리트주의와 평등주의, 경쟁과 협력이 충돌한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질문은 달라진다. 엘리트 교육과 경쟁 교육을 약화시킨 나라가 과연 세계적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교.. 2026. 6. 17.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 - 주윤정 > 다산글방 > 다산포럼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글쓴이 주윤정 / 등록일 2026-06-09이번 6·3 지방선거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긴장감 있게 표출된 선거였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 보면, 이들은 정치에 관한 의사를 표현하는 일을 무척 조심스러워한다. 정치적 견해를 밝히거나 토론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다. 1학년 수업을 토론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학생들은 혼자 머릿속으로만 하던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 보는 경험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친구들을 통해 배우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같은 반 친구들과 오로지 경쟁만 해 왔기에,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관계를 생각해 보거나 나누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학생들과.. 2026. 6. 9. G2로 가는 미중관계? - 이남주 > 다산글방 > 다산포럼G2로 가는 미중관계?글쓴이 이남주 / 등록일 2026-06-02한때 G2(group of two)라는 개념이 유행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을 미국과 함께 글로벌 문제를 관리하는 국가로 호명했다는 점에서 21세기 들어서 진행된 글로벌 세력균형의 변화를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G2를 널리 확산시킨 프레드 버그스텐은 2005년 출판한 저서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는데, 세간의 관심을 모은 것은 2008년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이를 주제로 한 글을 발표한 이후였다. G2, 미국이 내밀고 중국이 피했던 이름 당시 미국은 이라크전쟁의 늪에 빠진 상태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중국은 고도성장을 유지하며 동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 2026. 6. 5. 남의 험담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남의 험담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6-06-01정치판을 구경하고 정치인들의 말을 듣다 보면 참으로 희한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선거철을 만나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일이 그저 상대 정당이나 상대 정치인의 잘못만 지적하여 남에 대한 험담만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남의 잘함은 칭찬해 주고 남의 잘못은 숨겨주는 일이 일반적인데, 정치판은 절대로 그런 경우가 없이 무조건 상대방의 잘못만 지적하여 역으로 자기들만 잘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할 뿐입니다. 남의 험담만 들춰내는 일이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가장 자세하게 설명해 준 글을 다산의 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500권이 넘는 방대한.. 2026. 6. 1. 대통령의 분노와 보호책임 - 서보혁 > 다산글방 > 다산포럼대통령의 분노와 보호책임글쓴이 서 보 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등록일 2026-05-26지난 5월 20일 열린 국무회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평소에는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소통하고 필요시 지적하면서도 격려하는 분위기였다. 수요일은 그와 정반대였다. 이 대통령은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및 대응현황」을 보고받던 중이었다.대통령은 가자지구로 향하던 우리 국민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강제 나포된 사건의 법적 근거를 담당 관료들에게 물으면서 “너무 심하고 비인도적”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돕기 위해 현지를 향하고 있는 민간 선박을 나포한 것과 거기에 한국인이 포함된 사실을 말한다.당사국 눈치 보기에 급급한 관료.. 2026. 5. 26. 학교 운동회와 교회 종소리 - 이종수 > 다산글방 > 다산포럼학교 운동회와 교회 종소리글쓴이 이종수 / 등록일 2026-05-12어릴 적의 가을운동회는 그야말로 한바탕 동네 잔치였다. 그러니 이 운동회가 시끄럽다거나 거슬린다고 대놓고 푸념할 이웃들이 없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야 운동회와 수학여행만 한 게 어디 있겠나 싶다. 그런데 요즘은 이게 아닌 모양이다. 필자도 얼마 전까지 십수 년 동안 ‘초품아’, 즉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단지에서 살았었다. 학교에서 운동회나 동창회 체육대회가 있으면, 창문 바깥으로 운동장을 내려다보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곤 했는데, 이게 시끄러운 소음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기껏해야 일 년에 한두 번뿐인 일이니 말이다. 게다가 아이 하나를 제대로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지 않나. 소음이 된 아이.. 2026. 5. 12. 친구가 사라져가는 세상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친구가 사라져가는 세상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6-05-04친구라는 말은 한자로 표기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벗이라고 할 때는 ‘벗 우(友)’나 ‘벗 붕(朋)’ 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논어』 같은 고경에는 ‘우’나 ‘붕’을 사용하고 두 글자를 합해서 ‘붕우(朋友)’를 벗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맹자』의 오륜(五倫)에도 ‘붕우유신(朋友有信)’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벗 사이의 윤리를 오륜의 하나라고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로 보면 벗 사이의 윤리가 그렇게 큰 무게를 지닌 인간의 윤리인가라고 의심할 정도로 붕우 간의 의리는 너무나 희박해진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주자(朱子)는 ‘붕(朋)’을 ‘동류(同類)’라.. 2026. 5. 4. 이전 1 2 3 4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