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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이야기

침은 기를 조절하는 이퀄라이저다

by 귤담 2022. 12. 27.
침은 기를 조절하는 이퀄라이저다
우주의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 즉 물질의 근본 및 본질을 동양학에서는 기(氣)라고 하고 이러한 개념은 현재 동양에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적인 개념이 되었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는 기존의 의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으로서 기(氣)라는 개념은 그 의미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인간의 질병은 기(氣)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며 질병의 치료는 기(氣)의 평형과 균형을 맞추어 주는 방법을 말한다. 특히 인체는 특수한 기의 통로인 경락(經絡)을 순환하는 기가 평형과 균형을 이루게 되면 건강한 몸이 유지된다. 하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질병이 발생되는데 이는 인체의 상하좌우(上下左右)에 분포한 경락(經絡)을 흐르는 기가 불균형된 것으로 이를 침술과 한약 등으로 치료하여 평형과 균형의 중심을 잡아 주면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평형을 잡아준다고 하는 것은 좌우(左右)에 같은 양의 기가 정확하게 배분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고 균형을 잡아준다는 것은 상하(上下)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기의 흐름을 유지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침술은 이러한 상하좌우의 균형을 잡아주어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침의 출입을 통해 넘쳐나는 기(氣)를 체외로 빼주고 모자라는 기(氣)를 다시 채워주고 보태주는 방법인 것이다. 비유하자면 음향기기의 이퀄라이저처럼 기를 조절하는 이퀄라이저가 침이라고 할 수 있다. 침을 이용하여 정확히 기를 조절하여 평균을 잡아주기 위해서는 이퀄라이저의 주파수의 특성을 알듯이 경락(經絡)에 흐르는 기의 흐름을 파악하여 조절할 수 있는 특별한 테크닉이 필요한데 대표적인 것이 보사(補瀉)의 방법이다.
한의학의 최고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영추(靈樞), 소침해(小鍼解)〉에서 “ 之不發者, 言不知補瀉之意也, 血氣已盡而氣不下也”라고 하여 보사(補瀉)가 치료의 관건이라는 것을 적절한 비유로 설명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사를 해야 할지를 모르면 아무리 여러번 침을 놓는다고 할지라도 아무런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방아쇠를 아무리 당겨도 총알이 나가지 않는 것으로 풍자하고 있다.
또한 같은 편 “氣至而去之者, 言補瀉氣調而去之也”의 기록은 보사(補瀉)를 통해 상하의 기(氣)의 균형이 완전하게 맞춰진 다음에 침을 빼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황제내경(黃帝內經)》〈영추(靈樞), 사기장부병형(邪氣臟腑病形)〉 “補瀉反則病益篤”은 반대로 보사(補瀉)를 하게 될 경우 침을 맞고 난 환자가 병이 나아지는 것과는 정반대로 더 딱딱하게 굳어지고 위중해져서 심각한 위험에 처해지게 된다는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따라서 보사(補瀉)를 제대로 하게 되면 질병이 호전되지만 보사(補瀉)를 정반대로 하게 되면 질병이 더 악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아픈 부위에 침을 놓는 것이 아닌 한의학 이론에 근거한 진단을 통해 필요한 침자리(경혈)를 선택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는 보사(補瀉) 방법을 사용하여 침을 놓는 것이 침술치료의 기본이며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장규태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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