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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험담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6-06-01
정치판을 구경하고 정치인들의 말을 듣다 보면 참으로 희한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선거철을 만나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일이 그저 상대 정당이나 상대 정치인의 잘못만 지적하여 남에 대한 험담만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남의 잘함은 칭찬해 주고 남의 잘못은 숨겨주는 일이 일반적인데, 정치판은 절대로 그런 경우가 없이 무조건 상대방의 잘못만 지적하여 역으로 자기들만 잘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할 뿐입니다.
남의 험담만 들춰내는 일이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가장 자세하게 설명해 준 글을 다산의 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500권이 넘는 방대한 저서를 남긴 다산이지만, 자신의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는 글로 남긴 것이 많지 않습니다. 아홉 살에 어머니와 사별했기에 많은 기억이 없어 어머니에 대한 기록이 적음은 이해가 되지만, 아버지의 경우는 30대에 사별하여 충분한 기억이 있을 텐데도 「선인유사(先人遺事)」라는 글 한 편만 남겼을 뿐 많은 언급은 없는 편입니다.
「선인유사」라는 아버지에 대한 회상의 글에서 아버지의 높은 인격과 학식, 군자다운 모습들을 비교적 자상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중의 한 대목이 바로 아버지께서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가 누군가에 대한 “가려진 사사로운 더러움을 들추어낸다거나 부인들의 결점을 논하는데 이르면, 어느새 아버지께서는 이미 잠이 깊이 들어 있었다”라는 표현을 남겼습니다. 그러면서, “평생에 입으로 남의 집안의 은밀한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으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절로 흥미가 없어져서 더 이상 듣지 못하고 코를 골며 잠이 들게 된다”던 아버지 말씀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산은 그런 아버지의 높은 인격에 대하여, “아아! 뛰어난 군자가 아니면 이와 같겠는가.”라는 탄식으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군자들의 일이 아닌 이상, 남을 비방하고 남의 잘못을 들추어내서 험담만 늘어놓는 일은 선거 생리상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습니다. 선거란 상대방이 잘못되어야 자신이 이익을 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험담이나 잘못에 대한 지적은 그래도 용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선거전략을 상대방 비난과 잘못 지적에 두고 시작부터 끝까지 그 짓만 계속하는 것입니다. 사실인 경우야 그래도 선거판의 일로 여겨 눈을 감을 수 있지만, 사실도 아닌 경우로 조그마한 사실에 왜곡과 과장을 씌워 확대 선동하고 있는 일은 참으로 보기에 불편한 일입니다.
선거란 자신들의 장점을 선전하여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고, 유권자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세워 그런 정책을 실천할 테니 우리를 지지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입니다. 그저 상대 당의 잘못만, 약점만 왜곡 과장하여 선전한다면 그것은 선거에서 할 일이 아닙니다.
국민 60%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받는 대통령을 독재자니, 친북좌경 공산주의자라는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대통령만 욕한다고 해서 국민이 그들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산 아버지의 훌륭한 인품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왜곡 과장된 험담만으로 선거에서 이기려는 그런 생각은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잘못은 가려주고 잘됨은 칭찬해 주는 보통 인간의 마음으로 정치판이 바뀌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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