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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로 가는 미중관계? - 이남주

by 귤담 2026.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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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로 가는 미중관계?

글쓴이 이남주 / 등록일 2026-06-02

한때 G2(group of two)라는 개념이 유행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을 미국과 함께 글로벌 문제를 관리하는 국가로 호명했다는 점에서 21세기 들어서 진행된 글로벌 세력균형의 변화를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G2를 널리 확산시킨 프레드 버그스텐은 2005년 출판한 저서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는데, 세간의 관심을 모은 것은 2008년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이를 주제로 한 글을 발표한 이후였다.

 

G2, 미국이 내밀고 중국이 피했던 이름

 

당시 미국은 이라크전쟁의 늪에 빠진 상태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중국은 고도성장을 유지하며 동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영향력을 증가시켰다. 실제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미중의 협조체제가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흐름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G2 구상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미국은 이 발상을 중국이 국제문제에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담론으로 전유하고자 했다. 뒷날 세계은행 총재가 된 로버트 졸릭이 국무부 부장관 시절에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이해관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반응도 흥미롭다.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는 2009년 11월 베이징을 방문한 오바마와의 회담에서는 "우리는 G2라는 개념에 반대한다. 중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개발도상국이며 우리는 현대화된 국가가 되기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더 큰 불만은 미국의 접근법이 중국의 관심사와 이익은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부담만 증가시키고자 한다는 데 있었다.

 

중국은 핵심이익 존중에 기초한 신형대국관계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이 수용하지 않았다. 핵심이익의 존중이라는 원칙에 동의할 경우 타이완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의 입지를 지나치게 강화하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양국관계의 미래 비전에 합의하지 못했고, 우리가 목격한 바와 같이 점차 치열한 경쟁관계로 진입했다.

 

그런데 5월 중순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 이후 갑작스럽게 해외 언론에서 G2로 미중관계를 설명하는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중관계의 상황이 G2가 단순히 수사에 그치지 않고 어떤 실감을 갖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G2가 처음 등장했을 때 양국의 국력 격차는 상당했다. 군사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의 GDP는 2010년 기준으로 미국의 40%에 불과했다. 2025년 중국의 GDP는 미국의 65% 수준을 기록했고,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으로는 미국의 130%를 웃돈다.

 

이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및 기술제재 공세를 맞받아치며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관계를 '건설적 전략안정 관계'로 정의했는데, 이는 국제사회의 안정을 위해 양국이 협력할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나아가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가 예정되었던 타이완에 대한 무기수출 결정을 미룰 가능성을 시사했다. 타이완 문제를 중국과의 거래 카드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미중관계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것이 선례가 된다면 중국이 다른 영역에서 상당한 양보를 하며 미중 협조체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

 

경쟁과 협력이 교차하는 미중

 

이러한 변화에 일본 언론 등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 자체로 국제질서의 주요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 올인한 외교정책이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G2론은 일시적 관심사로 그칠 가능성이 더 크다. 트럼프의 발언이 미국의 타이완정책을 당장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중국도 미국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이고 자신의 힘을 강화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가장 확실한 보증이라고 생각을 굳히고 있다.

 

앞으로 상당 기간 미중관계에서 경쟁이 더 주요한 측면이 될 것이다. 다만 G2를 둘러싼 최근 논의는 미중관계가 대립이나 협력 중 어느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상황이 변하면 미중의 충돌을 이야기하는 담론이 다시 쏟아질 수도 있다. 이에도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협력 속의 경쟁, 경쟁 속의 협력을 볼 수 있을 때만 미중관계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글쓴이 : 이 남 주 (성공회대 교수)

성공회대학교 인문융합자율학부 교수

계간 『창작과 비평』 주간

[저서]

『중국 시민사회의 형성과 특징』(2007),

『러시아·중국·인도 삼각협력체제의 전략적 함의와 시사점』(2012, 공저),

『신중국과 한국전쟁』(2013, 공저),

『중국 국가전략의 변화와 한·중 관계에 대한 함의』(2020, 공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