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論
이재창(李在昶)
화면처럼 어둔 세상 低音으로 깔려와도
우리들 허무 몇 잎 낙관 찍혀 붉어온다
내 분신
벗어 던져도
전율 없는 너의 촉각.
하늘 아래 모든 것들 제 모습을 지니지만
거리의 네 가슴은 잠시 잠시 백지장뿐
우리들
얼굴 함축된
수줍음이여, 벌거숭이.
너는 항상 방패없이 위태롭게 질문하고
질문 받는 우리들은 대답하다 넘어진다
제 모습
뽐내는 세상
아아, 칼날이 떠는 字母.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박재삼.이근배 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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