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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이름이 성공한 인생을 만든다"

전체 글405

금성천을 바라보며 - 정근식 > 다산글방 > 다산포럼​금성천을 바라보며​글쓴이 정근식 / 등록일 2024-06-25​​호국의 달 6월, 삐라 풍선과 오물 풍선이 오가는 어지러운 상황에서 비무장지대를 바라볼 수 있는 칠성전망대를 찾았다. 그곳에 서면 멀리 교암산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동쪽으로 흘러나가는 한 줄기 강이 잘 보인다. 바로 그것이 금성천이다.​전쟁의 참화를 잊은 듯 평화롭게 흐르는 모습이 마치 이동원이 부른 노래 ‘향수’를 떠올리게 하지만, 사실 이 지역은 1953년 7월, 휴전을 불과 2주일 앞두고 한국전쟁 최후의 사투가 벌어진 현장이었다. 젊은 병사들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린 땅, 그곳을 좀더 멀리 보려면, 새롭게 만들어진 케이블카를 타고 1,178m 고지, 백암산에 올라야 한다. 그곳에서는 서북쪽의 산줄기들 사이로 .. 2024. 6. 25.
떠벌리기 - 김진균 > 다산글방 > 다산포럼떠벌리기​글쓴이 김진균 / 등록일 2024-06-18​​청백리로 유명한 명나라 관리 양계종(楊繼宗)이 가흥군을 다스릴 때 하루는 퇴근하여 저녁 밥상에 올라온 돼지머리를 먹었다. 다 먹고 나서 어디서 난 것인지를 묻자 부인은 마부에게서 받았노라고 말했다. 곧장 북을 울려서 관청의 부하직원을 다 불러 모으고는, “나 양계종, 집안을 잘못 다스려서 처가 뇌물을 받았고, 내 몸도 불의에 빠지게 되었다.”라고 선언하면서 조협환(皁莢丸, 구토제)을 삼켜, 먹었던 음식을 다 토해내고 그날로 처자를 돌려보냈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의 ‘율기(律己)’조에서 이 일을 언급하면서 군자의 행실은 아니라고 비판하였다. 마부에게 돼지값을 후하게 쳐주고 부인에게는 두 번 다시 물건을 받지 말라.. 2024. 6. 18.
최고의 정치와 최악의 정치 - 송혁기 > 다산글방 > 다산포럼최고의 정치와 최악의 정치​​글쓴이 송혁기 / 등록일 2024-06-11​​“각자 농사지어 먹고 각자 옷 만들어 입으며 자기 풍속을 편안히 여기고 자기 일을 즐기면서 늙어 죽을 때까지 가까운 이웃 나라조차 왕래할 일이 없는, 그런 나라를 이루는 것이 최고의 정치다.” 무위자연의 사상가 노자가 꿈꾼 세상이다. 문명의 발달이 없으면 욕망도 줄어들어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도연명의 무릉도원처럼 오랫동안 이상향의 모습으로 그려지곤 했다.​하지만 일찍이 사마천은 이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사람들이 눈과 귀, 입과 몸, 그리고 마음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온갖 좋은 것에 노출된 지 이미 오래여서, 제아무리 기가 막힌 이론과 말솜씨로 설득하려 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는 게 .. 2024. 6. 11.
채 상병 사망사건의 진실은 어디에? - 권순긍 > 다산글방 > 다산포럼​채 상병 사망사건의 진실은 어디에?​​글쓴이 권순긍 / 등록일 2024-06-04​​대통령이 10번째 거부권을 행사한 이 지난달 29일 국회의 재의결 투표에서 부결되고 말았다. 국민 67%가 찬성하는 특검이었지만, 투표 결과는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야당이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2/3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채 상병 사망에 대한 수사는 수사단장이 외압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외압사건’으로 확대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압의 근거가 되는 통화내역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대통령도 4차례에 걸쳐 국방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도대체 누가 실종자를 수색하던 한 해병대원을 죽게 했으며 왜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강제했는가? .. 2024. 6. 5.
다산연구소 20년!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다산연구소 20년!​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4-06-03​​세월이 참으로 빠릅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된 지 만 20년이 됩니다(2004년 6월 17일, 창립기념식). 숨 가쁘게 허덕이면서 20년을 보냈다니 한편으로는 감개무량하기도 합니다. 연구를 잘했는지 잘못했는지야 세상 사람들이 평가해 줄 일이지만, 우리는 정말로 온갖 정성을 다해서 다산연구에 온 마음을 바친 것만은 사실입니다. 제가 1970년 전남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여 조선 법제사를 연구할 목적으로 본격적으로 다산의 저서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2년 뒤에 법학석사 학위로 이라는 논문이 통과되었습니다. 대학에서 강의할 여건이 마련되었지만, 학생운동으로 당국의 감시를 받는 ‘신원특이자’라는 이유로 대학에 자리.. 2024. 6. 5.
AI 디지털 교과서는 ‘잃어버린 세대’를 낳는다 - 김재인 > 다산글방 > 다산포럼AI 디지털 교과서는 ‘잃어버린 세대’를 낳는다​글쓴이 김재인 / 등록일 2024-05-2​​2025년부터 초중고 학생에게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 한 세대가 ‘잃어버린 세대’가 될 것 같은 우려가 마음 한 가득이다. 한 마디로 ‘기술’과 ‘교육’의 본질에 무지한 망국적 처사다. 종이책이 그 자체로 완성된 기술임을 모르고, 전자책의 학습 효과에 대한 고려가 없다. 종이책은 ‘완성된 기술’ 극단으로 완성되어 앞으로 더 발전될 여지가 없는 이미 ‘완성된 기술’이라는 게 있다. 가령 바퀴, 의자, 숟가락, 가위, 잔, 망치 등은 기능과 디자인이 극히 효율적이어서 보태거나 뺄 것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없다. 종이책도 이같은 성격을 지닌 완성된 기술이다. 그러나 .. 2024. 5. 28.
진정성의 정치를 위하여 - 정근식 > 다산글방 > 다산포럼진정성의 정치를 위하여​글쓴이 정근식 / 등록일 2024-05-21​​그 해 5월 21일, 오전 10시경부터 광주시민들은 전날 밤 광주역 광장에서 있었던 계엄군들의 만행에 항의하면서 금남로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정오 무렵 시민들은 전남도청을 방어하고 있던 계엄군들에게 밀리지 않는 대오를 형성하고, 이들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오후 1시가 지났을까. 누군가가 계엄군의 장갑차에 화염병을 던졌다. 급하게 후진하던 그 장갑차에 무전병이 희생되었고, 전남도청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애국가가 끝나자 제11공수여단 61대대와 62대대 병사들의 총소리가 잠깐의 정적을 깨뜨렸다. 한국의 현대사가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순간이었다. 그날 도청 앞 광장과 금남로에서만 62명의 시민들이 희생되었다. 이 대낮.. 2024. 5. 21.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과 일본의 민주주의 - 남기정 > 다산글방 > 다산포럼원전 오염수 해양방출과 일본의 민주주의​글쓴이 남기정 / 등록일 2024-05-14​​지난 4월 19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출이 재개되었다. 이번 방출은 2023년 8월에 개시된 이후 5번째로 5월 7일까지 19일 동안 7,851톤이 방출되었다. 올해에는 7회에 걸쳐 약 5만 4,600톤이 방출되며, 이에 포함되는 삼중수소 총량은 약 14조 베크렐에 이를 예정이다. 연 상한으로 설정된 22조 베크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23년도에 방출된 처리오염수 3만 1,200톤, 삼중수소 약 5조 베크렐에 비하면 대폭 증가한 양이다. 사건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7일 세정후 폐액이 원자로 건물 밖으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10월에는 이른바 다핵종제거설비(ALP.. 2024. 5. 14.
폐허에서도 진보의 꽃은 피어야 한다 - 이도흠 > 다산글방 > 다산포럼폐허에서도 진보의 꽃은 피어야 한다​​글쓴이 이도흠 / 등록일 2024-05-07​​종일 입가에 맴도는 노래의 한 소절처럼, 요새 다산의 「애절양(哀絶陽)」의 시구가 자주 떠오른다. 여러 차이가 있지만, 백성들의 삶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 다르지 않다. 불평등과 사회 격차는 점점 심화하는데 장기침체 상황에서 물가와 금리, 환율은 치솟는다. 가계부채가 1,900조 원에 육박한다니 반토막이 난 소득에서 또 얼마나 많은 이자를 떼어내야 할 것인가. 관료들의 잇따른 수탈에 성기를 자른 그때 농부처럼, 10만 명 당 25명이 넘는 이들이 버티다가는 자발적으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진보의 괴멸은 정치의 실종을 야기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이번 총선에서 진보정당은 괴멸하였다. 이는 앞으로 여러 .. 2024. 5. 7.
고등교육법을 제대로 지키라 - 김진균 > 다산글방 > 다산포럼고등교육법을 제대로 지키라​글쓴이 김진균 / 등록일 2024-04-30​​작년 6월 대통령이 킬러문항을 없애라고 지시한 뒤 수험생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기출문제를 기반으로 출제 경향을 예측해온 학생들에게 킬러문항의 빈자리를 채울 유형이 무엇인지 새로 가늠해서 대비하기에 몇 달은 너무 짧은 기간이었다. 이런 혼란을 막으라고 에는 대입전형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조항이 있다. 적용 학년도 4년 전에 교육부장관이 대학입학전형의 기본방향과 출제형식 등을, 2년 6개월 전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1년 10개월 전에 각 대학에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올겨울 치러질 2025학년도 대입의 기본방향은 2021년 2월, 기본사항은 2022년 8월, .. 2024. 4. 30.
『기초국사사전』에서 ‘실학’을 찾으면? - 노관범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기초국사사전』에서 ‘실학’을 찾으면? 글쓴이 노관범 / 등록일 2024-04-29  얼마 전 헌책방에서 『기초국사사전』을 구입했다. 편찬자는 유지옥, 발행처는 조선공업문화사출판부, 발행일은 ‘서기’ 1949년 4월 15일이다. 글을 쓰는 오늘이 4월 20일이니 75년 전 이맘 때 세상에 나온 셈이다. 표지에는 ‘1949년판’이 명기되어 있는데 이후에 수정판을 계속 내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표지를 넘기면 이 사전을 구입한 인물이 오려붙인 도서 카드 서식이 있다. 서식의 좌상측에 ‘焌星藏書’라는 이름의 붉은 장서인이 찍혀 있다. 우상측에는 ‘국사’라는 도서 분류와 ‘4283. 12. 1.’이라는 구입 날짜, 그리고 ‘於欲知’라는 구입처가 기입되었다. 좌하측에 .. 2024. 4. 29.
총선 이후 2주, 그리고 앞으로의 3년 - 정근식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총선 이후 2주, 그리고 앞으로의 3년 ​​ 글쓴이 정근식 / 등록일 2024-04-23 ​ ​ 총선이 끝난 지 열흘만에 대통령 지지도가 훨씬 더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치적 패배의 충격으로 대통령은 깊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겠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그야말로 앞으로의 3년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은 선거 직후 총리와 대통령비서실 전면개편을 공언하면서 급한 불을 껐지만, 그다음은 우왕좌왕의 연속이었다. 지금까지의 국정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언급은 그를 비판해온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고, 총리와 비서실장 인선을 둘러싼 혼란은 여당 지지자들에게조차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느낌을 안겨 주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 2024. 4. 23.
쇠똥구리의 비밀 - 심경호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쇠똥구리의 비밀 ​​ 글쓴이 심경호 / 등록일 2024-04-22 ​ ​ 이익(1681~1763)은 물결 위로 나비 떼가 빽빽하게 나는 광경을 보고 기이하게 여겼다. 뱃사공은 물벌레가 변해 나비로 되었다고 알려주었다. 가을로 접어들 때 어떤 벌레가 마소의 털에 알을 슬어 놓았는데, 마치 마소의 위장에서 생겨 나오는 듯하다고 여겼다. 제주의 사슴들은 물고기가 변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장작(莊綽)의 《계륵편(雞肋編)》에는 “말라 죽은 이[蝨]가 아침 이슬에 젖으면 등에서 날벌레가 수없이 터져 나온다.”라고 했다. 주희는 호랑이가 죽을 때 눈의 광채가 땅으로 들어간다고 여겼는데, 《모정객화(茅亭客話)》에서 황휴복(黃休復)은 호랑이 눈의 정백이 땅에 떨어진 것을 호박.. 2024. 4. 22.
불통(不通) 정치와 민심 - 권순긍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불통(不通) 정치와 민심​ ​ 글쓴이 권순긍 / 등록일 2024-04-16 ​ ​ 2대 총선이 175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압승과 개헌저지선을 겨우 넘겨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 참패로 끝났다. 총선 결과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야당에서 외쳤던 ‘정권심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건 분명하다. 여당에선 ‘이·조 심판’으로 맞불을 놓았지만 오히려 ‘심판’ 프레임만 확대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이재명, 조국 대표가 선거 국면에서 심판받을 만한 행정력을 행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참패의 원인은 대부분 ‘용산발 리스크’로 보고 있다. 대통령의 독선적이고 오만한 국정운영에 민심이 돌아섰다는 게 중론이다. ​ 우선 지난 해 10월 대통령은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2024. 4. 16.
실학자들의 과거개혁론과 부자유친 - 함영대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실학자들의 과거개혁론과 부자유친 글쓴이 함영대 / 등록일 2024-04-15 성호 이익을 대종으로 사승관계로 이어진 성호학파는 조선후기 사회 개혁을 주창한 대표적인 실학파 학자그룹이다. 그런데 무너져가는 조선 사회를 개혁한다는 그들의 거대한 경세적 포부는 당대를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가정,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어떻게 구현되었을까? 경세가로서의 구상과 가장으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성호학파 학자들은 어떻게 균형을 유지했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은 한 개인이 가지는 경세적 문제의식의 진정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들의 이상은 진정 현실에 착근한 것인가? 성호학파, 과거제의 폐단과 개혁을 말했지만 성호 이익과 순암 안정복, 다산 정약용은 자녀들의 관직 진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 2024. 4. 15.
공자가 인정한 재상, 정자산을 떠올리며 - 송혁기 > 다산글방 > 다산포럼 공자가 인정한 재상, 정자산을 떠올리며​ ​ 글쓴이 송혁기 / 등록일 2024-04-09 ​ ​ 제(齊)나라 관중(管仲)과 정(鄭)나라 자산(子産)은 공자가 높이 인정한 재상들이다. 관중의 경우 그 지대한 공헌과 함께 단점도 언급했지만, 자산에 대해서는 찬사로 일관했다. 외교 수사에 능하고 자비로운 재상이었을 뿐 아니라, 공손함과 성실함, 다정함과 의로움을 겸비한 군자라는 논평이 에 실려있고, 에도 공자가 자산의 구체적인 언행을 듣고 찬탄하였다는 대목이 여러 번 보인다. 자산의 부고에 공자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옛사람의 은혜로움을 후세에 남겨준 사람이다.” 제나라를 초강대국으로 만든 관중도 대단하지만,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정나라를 아무도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강소국으로 만든.. 2024. 4. 9.
연암의 생태 정신과 공생의 미학 - 박수밀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연암의 생태 정신과 공생의 미학​ ​ 글쓴이 박수밀 / 등록일 2024-04-08 ​ ​ 연암 박지원은 젊은 시절부터 권세와 이익만을 좇아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세태를 깊이 근심했으며 현실에 실망해 수년 동안 우울증 증세를 겪기도 했다. 연암은 사회 현실을 치유하고 진실한 문학을 하는 돌파구로 자연 사물에 주목했다. 연암이 주목한 곳은 경전의 세계가 있는 고대 중국이 아니라 지금 이곳 생명이 살아 움직이는 조선이라는 삶의 현장이었다. 즉사진취(卽事眞趣), 곧 눈앞의 사물에 참된 정취가 있다. 연암은 내가 지금 바라보는 자연의 삼라만상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문장이자 배움의 공간이라 생각한다. 연암이 개를 기르지 않은 것은 연암은 사람과 사물이 생겨날 때는 본래 .. 2024. 4. 8.
문해력은 권력의 문제다 - 김재인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문해력은 권력의 문제다 ​ 글쓴이 김재인 / 등록일 2024-04 ​ ​ “세상에서 가장 착한 검둥이도 글을 알면 버릇이 없어진다. 지금 저 검둥이에게 글을 가르치면 마음대로 부릴 수가 없다. 당장 말을 듣지 않을 것이고 그런 노예는 주인에게 쓸모가 없다. 노예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만족을 못하니 불행해진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러스(1818~1895)의 증언이다. 자고로 글은 권력이었고, 지배자는 노예에게 글을 금지했다. 글을 읽고 쓰는 능력, 즉 ‘문해력’은 일차적으로 권력의 문제였다. 왜 문해력을 길러야 하느냐고? 노예로 살지 않기 위해서다. 자신이 노예로 사는지조차 모르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의탁하지 않기 위해서다. 문해력은 사치의 영역이 아.. 2024. 4. 2.
다산 선생의 묘제(墓祭)를 맞으며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 선생의 묘제(墓祭)를 맞으며 ​​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4-04-01 ​ ​ 꽃 피고 새 우는 봄, 4월이 또 돌아왔습니다. 양력으로는 4월 7일이지만, 음력으로는 2월 22일, 그날은 선생이 15세의 나이로 결혼식을 올린 날이자, 75세로 세상을 떠난 날이며, 결혼 60주년의 회혼례를 맞은 날이었습니다. 그러니 금년의 4월 7일은 선생 서세 18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삼가 추모의 정을 이기지 못하며 명복을 빌어 마지않습니다. 우리 다산연구소는 창립하던 그해부터 해마다 기일을 맞으면 많은 후학들이 모여 선생의 묘소에서 묘제를 올리고 추모하며 학덕을 기리는 행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 몇 년은 코로나19 때문에 초라하기 짝이 없이 몇 사람이 모여 약식.. 2024. 4. 1.
의료개혁 논란을 보면서 - 정근식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의료개혁 논란을 보면서 ​ 글쓴이 정근식 / 등록일 2024-03-26 ​ ​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의 구체적인 대학별 배정을 발표한 이후에도 갈등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료개혁과 의대 증원 사이의 간극이 크고 대학별 증원 배분의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 지금까지 한국 의료를 이끌어온 주요 대학과 의료계는 자신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행된 정부의 증원규모 결정과 진정한 소통 부재의 대학별 증원 배분에 대하여 허탈한 심정을 고백했다. 의료개혁에 동의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지방 의대 중심의 증원을 환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와는 달리, 의대 교수들이나 의료계는 정부가 국가 백년지대계를 졸속으로 그리고 과도하게 총선을 의식하여 정치적으로 결정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2024.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