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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이름이 성공한 인생을 만든다"

다산 글방143

청문당(淸聞堂) : 성호학의 후원자 - 김학수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청문당(淸聞堂) : 성호학의 후원자 ​ 글쓴이 김학수 / 등록일 2023-05-08 ​ ​ ​ 주인공에 대한 열광에 못지 않게 감초같은 조연에게도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은 문화적 성숙함에 바탕한 수준 높은 감상의 태도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은 이익(李瀷)을 부양하며 성호학의 숙성을 도왔던 후원자 그룹에 대해 눈길을 돌려 보기로 한다. ​ 이익이 살던 첨성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부곡(釜谷)이라는 사대부 마을이 있었다. 이곳은 진주유씨 세거지로 유영문(柳榮문)․유시회(柳時會)․유석(柳碩)․유영(柳穎) 등 17세기 정계 및 문단이 명사들을 다수 배출하여 근기남인의 거점으로 인식된 공간이었다. 선조의 부마였던 진안위(晉安尉) 유적(柳頔), 숙종조 근기남인을 이끌었던.. 2023. 5. 8.
형평사 창립 100주년을 돌아보며 - 정근식 > 다산글방 > 다산포럼 형평사 창립 100주년을 돌아보며 ​ 글쓴이 정근식 / 등록일 2023-04-11 ​ ​ 초등학교 4학년 때이니 아스라하지만 또렷하게 남아 있는 기억 한 조각, 시장에 갔다가 우리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할아버지가 옆 동네 주민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 존대어를 쓰기는 했지만, 약간 어색한 말투가 마음에 걸려 그와 헤어지고 난 뒤 할아버지께 방금 사용한 호칭과 존대어에 관하여 여쭈었더니, “옛날에는 노소를 불문하고 그 사람들에게는 하대하였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고 말씀하셨다. 그때가 1960년대 중반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100년전, 진주에서 형평사가 창립된 것을 상기하면서 형평운동의 역사를 검토하다가 아뿔사, 나의 고향에서도 강력한 형평운동이 있었으며, 그.. 2023. 5. 5.
모란은 또 피고 지고 - 임철순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모란은 또 피고 지고 ​ 글쓴이 임철순 / 등록일 2023-05-02 ​ ​ 당 14대 황제 문종 때의 재상 서원여(舒元輿, 791~835)는 ‘모란부(牡丹赋)’라는 글에서 “꽃의 가장 빨간색은 모란으로 다 모였네.”[英之甚紅 鍾於牧丹]라고 했다. 동시대의 시인 방간(方干, 809~888)도 “나뉜 꽃은 가볍게 연지 바른 얼굴/떨어진 잎은 짙게 분 바른 뺨”[花分淺淺胭脂臉 葉墮殷殷膩粉腮]이라고 노래했다. 모란은 비범한 향기와 화려한 색깔로 인해 국색천향(國色天香), 화왕(花王), 부귀화(富貴花)로 불려온 꽃이다. 곡우 무렵 이미 시작된 화왕의 낙화 그 모란이 올해에도 또 피었다가 졌다. 모란은 4월 20일 곡우 즈음에 핀다고 곡우화(穀雨花)라고도 하는데, 점점 개화가 빨라져 올해.. 2023. 5. 3.
적국항례(敵國抗禮) - 김진균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적국항례(敵國抗禮) ​ 글쓴이 김진균 / 등록일 2023-04-25 ​ ​ 조선왕조는 개국초부터 명나라에게 해마다 조공(朝貢)을 바치고 국왕 교체 때마다 책봉(冊封)을 받았는데, 이러한 외교를 사대(事大)라고 부른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중원의 주인이 된 뒤 조선왕조는 사대의 대상을 청나라로 바꾸었다. 조선왕조는 국내적으로 자주적 통치권을 확보하여 실질적 독립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었지만, 제국을 칭하는 중원의 거대국가를 보편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제후국으로 자리매김하며 천하질서 안에서의 생존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때 조선왕조는 천하질서 안에 포괄되는 일본 등 다른 개별 국가들과는 상호 공존의 외교를 펼쳤는데, 이를 교린(交隣)이라고 부른다. 교린의 대상이 되는 .. 2023. 5. 3.
‘학폭’의 두 얼굴 - 권순긍 > 다산글방 > 다산포럼 ‘학폭’의 두 얼굴 글쓴이 권순긍 / 등록일 2023-04-18 ​ ​ 지난 3월 방영을 마친 넷플릭스(Netflix) 드라마 가 ‘학폭(학교폭력)’을 사회 이슈로 부각시켰다. 여고시절 ‘학폭’을 당해 몸과 영혼까지 망가진 피해자가 성장해서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드라마에 등장하는‘학폭’의 내용이 참으로 사악하고 섬뜩하다. 글로 묘사하기 힘들 정도로 가해자들이 따돌림 대상자를 고문하고 학대한다. 괴롭힘을 당하던 학생 중 하나가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러니 가해자를 향한 복수에는 오로지 응징만이 있을 뿐, 화해도 타협도 없었다. 그야말로 ‘달콤한 복수’다. 그런데 우리 현실에서도 과연 이런 ‘달콤한 복수’가 가능할까? 확실히 아닐 것이다!.. 2023. 5. 3.
연암과 다산, 열녀를 말하다 - 박수밀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연암과 다산, 열녀를 말하다 ​ 글쓴이 박수밀 / 등록일 2023-04-24 ​ ​ “아~ 삼종지도 삼종지도, 백년해로 굳은 언약, 꽃반지로 맺어볼까나” 80년대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의 주제곡 가운데 한 구절이다. 드라마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가사의 뜻도 모른 채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던 기억이 떠오른다. 노랫말에 등장하는 삼종지도(三從之道)가 조선조 여성의 삶을 옥죄었던 굴레였음은 고전을 전공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여성이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를 의미하는 삼종(三從)은 태어나 결혼하기까지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예기(禮記)』, 『의례(儀禮)』 등 유교 경전에서 나온 이 말은 유교의 윤리 규범이 되어.. 2023. 5. 3.
리더의 자질과 역사의식 - 김태희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리더의 자질과 역사의식 글쓴이 김태희 / 등록일 2023-04-17 ​ ​ 나라 안팎으로 어지럽다. 이런 혼란을 극복할 리더십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정작 문제의 원인은 리더십의 빈곤이 아닐까. 정치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무엇일까. 시험 삼아 요즘 주목받는 챗지피티에게 이리저리 물어보았다. 상황과 역할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전제를 붙이면서, 대략 비전, 정직성, 전략적 사고, 소통 능력, 감성 지능 등을 열거했다. 그리고 정치 지도자들이 지녀야 할 중요한 자질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족도 달았다. 그럴듯한 답변이었다. 필자가 한번은 챗지피티에게 전통시대의 어떤 개념을 물었더니 횡설수설해놓고도 뭔가 대답한 것처럼 뻔뻔하게(?) 군 적이 있었다. 정치 지도자에게.. 2023. 5. 3.
절대고독과 『주역(周易)』 연구의 완성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절대고독과 『주역(周易)』 연구의 완성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3-05-02 ​ ​ 다산의 유배살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으며, 얼마나 힘들고 고달펐을까요. 유학 경전 중에서도 세상에 어렵다는 『주역』에 대한 연구에 다산이 기울인 정성과 열정, 힘든 노력에 관한 이야기는 그냥 넘길 수 없는 위대한 진리탐구의 본보기 같아 한 번쯤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배 생활도 견디기 힘들 때 고독과 외로움을 이기고 『주역』 연구에 ‘전심치지(專心致志)’하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듯 상세하게 설명한 내용이 연보(年譜) 47세 조항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1808년 무진(戊辰)은 다산의 나이 47세로 그해 봄에 강진읍내의 생활을 접고 귤동마을의 뒷산인 다산(茶山)에 있는.. 2023. 5. 3.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에 암기 교육이 필수다 - 김재인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에 암기 교육이 필수다 ​ 김 재 인 (철학자,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등록일 2023-03-28 ​ ​ 암기 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모든 학습은 '암기'를 기본 축으로 한다. 배운 것을 기억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배운 것이 단편적 정보건, 지식이건, 노하우건, 기교건, 그 무엇이건 간에 말이다. 따라서 교육자가 암기를 기피하거나 백안시해서는 안 된다. 암기가 교육의 기본이자 주춧돌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검색보다 암기가 항상 더 빠르다. ​ 중요한 건 '무엇을 암기해야 하는가'를 누가 결정할 것인가이다. '주입식 교육'은 교육 당국이나 교사가 암기할 것을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데서 문제였다. 왜 다름 아닌 바로 그것을 암기해야 하는지 물어.. 2023. 3. 28.
한양(漢陽)의 위도, 37도 39분 15초 - 임종태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한양(漢陽)의 위도, 37도 39분 15초 글쓴이 임종태 / 등록일 2023-03-27 최근 새로 단장한 국립고궁박물관의 과학문화실에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해시계가 몇 점 전시되어 있는데, 흥미롭게도 모두 서울의 위도 값이 새겨져 있다. 예를 들어 “간평일구(簡平日晷) 혼개일구(渾蓋日晷)”라는 유물은 정조 9년(1785) 조선의 천문관서 관상감(觀象監)이 하나의 돌에 두 해 시계를 새긴 것인데, 오른쪽 아래 여백에 “한양 북극출지 37도 39분 15초”라는 구절이 한자로 새겨져 있다(그림). “북극출지”란 하늘의 북극이 땅 위로 올라온 높이, 즉 북극고도를 뜻하는 것으로 그 지역의 위도 값이다. ​ 그림. 간평일구(簡平日晷) · 혼개일구(渾蓋日晷). 오른쪽 아래 여백에.. 2023. 3. 27.
‘홍익자연’으로 한반도 전쟁 재발과 기후위기를 극복하자 - 이기영 > 다산글방 > 다산포럼 ‘홍익자연’으로 한반도 전쟁 재발과 기후위기를 극복하자 ​ 글쓴이 이기영 / 등록일 2023-03-21 ​ ​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좌우 이념대결과 무기지원으로 전쟁이 격화돼 30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고 제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 되었던 스페인 내전처럼 신무기 실험장이 되고 있다. 중국 공산독재 세력은 이미 만리장성을 평양까지 연결해 놓고 30만 탱크부대가 압록강 도하훈련을 하고 있어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권유로 군비증강을 서두르는 일본은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선언하고 한국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며 당장 나가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언제 어떤 핑계로 독도를 침공할지 모른다. 한국은 초유의 친일 검찰정권의 등장으로 민주진영은 물론 기득권 우파세.. 2023. 3. 21.
청조 멸망, 한중 수교, 그리고 열하일기 - 노관범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청조 멸망, 한중 수교, 그리고 열하일기 ​ 글쓴이 노관범 / 등록일 2023-03-20 ​ ​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유명하다. 지은이도 유명하고 책도 유명하다. 우선 지은이 박지원은 정약용과 함께 조선후기 실학의 간판 인물이다. 두 사람은 20세기 내내 서로 나란히 실학의 레일 위를 달렸다. 일단 대한제국기에 두 사람의 저술이 처음 공간되어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박지원의 『연암집』(1900)과 『연암속집』(1901), 정약용의 『흠흠신서』(1901)와 『목민심서』(1902)가 거의 동시에 출간되었다. 두 사람은 모두 루소와 몽테스키외에 비견되었는데 조선의 선각자라는 뜻이었다. 일제강점기에도 두 사람을 향한 문화적인 관심은 계속 나란히 치솟았다. 정약용의 서.. 2023. 3. 20.
까치집을 올려다보며 - 임철순 > 다산글방 > 다산포럼 까치집을 올려다보며 ​ 글쓴이 임철순 / 등록일 2023-03-1 ​ ​ 요즘 들어 까치집을 자주 올려다보게 된다. 생각보다 많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바로 옆에도 5층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 까치가 집을 지었다. 어떻게 저런 곳에 저렇게 정교하게 집을 지을까, 절로 감탄하게 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온 지금, 까치도 사람처럼 새봄을 반겨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일까. 까치는 큰 나무 위에 마른 가지를 모아 공 모양으로 집을 짓는다. 아무렇게나 나뭇가지를 얹은 것 같은데 실은 정교한 과학적 원리를 이용한다니 놀랍다. 나뭇가지가 쌓이면 서로 얽혀 ‘재밍(jamming)’이라는 현상이 나타나 한 조각이 움직이면 나머지도 따라 움직이는 구조로 단단히 고정된다. 어수선한 머리를 까치가 집을.. 2023. 3. 14.
용수(用數) - 심경호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용수(用數) 글쓴이 심경호 / 등록일 2023-03-13 ​ ​ 2023년 2월 10일 성균관대학교 명륜서원 단기 프로그램의 수료증을 받았다. 강민정 선생님의 「전통 수학의 이해 “구장산술”을 중심으로」 과목을 열흘간 수강하면서, 전통 산술에 관한 주요 개념들을 공부할 수 있어서 기뻤다. 제대로 된 공부에 여태 입문하지 못했던 것이 한스럽기도 했다. 근대 이전 학문의 사유나 생활에서 수(數)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날짜 추정, 밭 면적 계산, 곡물 사이의 수확량 비교와 환산, 조세의 부과에서부터, 병선의 제작, 악률의 제정, 지상과 달까지의 거리 확인, 천세력의 추산, 역사의 장기 변동과 단기 변화에 대한 성찰에 이르기까지, 학문과 생활에서 수로 표현해야 할 .. 2023. 3. 14.
효도와 우애가 그리운 세상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효도와 우애가 그리운 세상 ​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3-03-06 ​ ​ 『논어』에는 “효와 제라는 것은 인(仁)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 「學而」)”라고 말하여 공자의 중심 사상인 인(仁)이 행위로 나타남이 효제(孝弟)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산도 같은 뜻으로 “효와 제는 인을 행하는 근본이다.(孝弟爲行仁之本 : 「示二兒家誡」)”라고 아들들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효도란 부모님을 사랑하며 제대로 봉양해드림을 뜻하고 제란 형제간에 우애하는 일을 말합니다. 언뜻 생각하면 공자나 다산의 말씀은 참으로 답답한 옛날 이야기일 뿐, 현대의 삶과는 무관한 일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효도하고 우애하는 일이 제대로 실현.. 2023.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