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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이름이 성공한 인생을 만든다"

다산 글방143

입시 문제 - 김진균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입시 문제 ​ 글쓴이 김진균 / 등록일 2023-06-27 ​ ​ 정약용(丁若鏞)은 젊은이들이 과거 시험 준비에 매몰되어 올바른 학문의 길을 못 찾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 바 있다. 『목민심서』 예전(禮典)조에서 수령의 임무로 보아 과거 시험을 권장하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서당에서 문자를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채 십팔사략(十八史略), 통감절요(通鑑節要), 백련구(百聯句), 격몽시(擊蒙詩) 등을 읽고 나면 잘못 굳어진 사고 체계를 바로잡을 길이 없다고 한탄한 것이다. 그리하여 뜻있는 수령이라면 자신의 고을에서 열 살 안팎의 어린 수재들을 손수 깊이 있게 교육시켜서 국가에 별도로 천거할 인재로 키워낼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직 과거 시험만을 대비하기 위해 피상적으로 읽고 기.. 2023. 7. 4.
유수원의 직업론과 시대착오적 신분의식 - 김태희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유수원의 직업론과 시대착오적 신분의식 ​ 글쓴이 김태희 / 등록일 2023-06-28 ​ ​ 유수원(柳壽垣, 1694~1755)은 실학자 가운데에서 독특한 면이 있다. 그는 뒤늦게 알려졌다. 그의 저서 가 주목받을 때도 저자가 누구인지 몰라 ‘저자 미상’이라고 했다. 유수원이 비밀의 인물이 되었던 것은 영조 때 대역죄인으로 처형되었기 때문이다. 유수원은 소론계 관인 집안 출신이다. 그의 호가 ‘농암(聾庵)’인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귀머거리였다. 자신의 저서 가 추천된 후 영조를 만났을 때 필담을 나누어야 했다. 영조는 그를 경세에 재능이 있는 인물로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63세 때(1755년) 나주 괘서(掛書) 사건에 연루되어 대역부도의 죄로 비극적 최후를 맞.. 2023. 7. 4.
『다산의 마음』『다산의 생각』 두 책의 간행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의 마음』 『다산의 생각』 두 책의 간행​ ​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3-07-03 ​ ​ 1971년 가을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이 석사학위 논문으로 통과되자, 턱없이 부족한 공부였지만 다산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대열에 끼면서 ‘다산학’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래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렀고, 번역서로 논문으로 책으로 칼럼으로 강의로 다산학을 말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길고 길게 다산학을 말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말을 하기 위해서는 말할 거리를 찾아 책을 읽고 번역해야 했기에 『여유당전서』라는 다산의 문집 전체를 읽고 번역하는 세월이 길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2004년 〈다산연구소〉를 설립하여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를 36.. 2023. 7. 4.
‘미래’를 위해 삭제한 ‘과거’ - 권순긍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미래’를 위해 삭제한 ‘과거’ ​ 글쓴이 권순긍 / 등록일 2023-06-20 ​ ​ 임진왜란을 다룬 고전소설 을 보면, 이순신, 사명당, 곽재우 등 민족영웅들이 왜적에 맞서 싸우는데 흥미로운 것은 허구가 역사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승군을 일으켜 왜적에 맞섰고, 강화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조선인 포로 3천 명을 데려온 사명당(四溟堂)이 소설에서는 일본왕의 항복을 받는다. 큰 비를 내리게 하여 일본열도가 물에 잠기자 일본왕은 어쩔 수 없어 항복하고 조선을 ‘형의 나라’로 섬기며 매년 삼백 명씩 일본인을 파견하여 조선의 국경을 지키도록 했다. 일본의 침탈과 파괴를 이렇게 허구를 통해 통쾌하게 복수했다. ​ ‘과거’가 없는 ‘미래’ ​ 일본에 의해 침탈당한 과거로부터 형성된 반일감.. 2023. 6. 20.
영혼과 혼령, 제사에 담긴 유학자의 고민 - 백민정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영혼과 혼령, 제사에 담긴 유학자의 고민 ​ 글쓴이 백민정 / 등록일 2023-06-19 ​ ​ 18세기 이후 조선 사람을 고민하게 만든 대표적인 서양의 철학적 개념은 ‘천주(Deus)’와 ‘영혼(Anima)’이었다. 특히 인간의 지성적 혼을 의미하는 서구 중세철학의 ‘아니마 후마나(anima humana)’ 개념은 번역하기가 쉽지 않았다. 16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한 서양 신부들은 신의 형상을 모사해서 만들어진 인간의 영혼, 제각기 고유하며 죽은 후에도 육체와 분리되어 영원히 존재하는 인간의 혼을 번역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심했다. 1584년 선교사 미켈레 루기에리(Michele Ruggieri, 羅明堅, 1543-1607)가 제안한 ‘아니마’의.. 2023. 6. 19.
퇴계와 고봉의 이학(理學) 논쟁과 호남학(湖南學) - 곽진 > 다산글방 > 다산포럼 퇴계와 고봉의 이학(理學) 논쟁과 호남학(湖南學) ​ 글쓴이 곽진 / 등록일 2023-06-13 ​ ​ 조선조 학술사-유학의 심화와 발전에는 서한(書翰:편지)토론, 즉 문목토론(問目討論)이 자리 잡고 있다. 안동의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광주의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 두 분이 벌인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이 그 대표적 사례 같다. “사단(四端)은 이(理)가 발(發)하고 칠정(七情)은 기(氣)가 발(發)한 것”이라고 주장한 퇴계의 주장을 거의 25년 아래 제자인 고봉이 ‘그렇게 말씀해버리면 이(理)와 기(氣)가 두 개로 갈라지고 맙니다.’라고 되받는다. 퇴계는 “어린 애송이가 감히 스승에게 딴지 거나!”라고 언짢게 여기지 않고 고봉의 반론을 진지하게 검토하면서 편지를 주고.. 2023. 6. 13.
1708년, 시헌력(時憲曆)의 새로운 정체성 - 임종태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1708년, 시헌력(時憲曆)의 새로운 정체성 ​ 글쓴이 임종태 / 등록일 2023-06-12 ​ ​ 잘 알려져 있듯, 시헌력(時憲曆)은 청나라가 발행한 달력의 명칭이자 그 바탕에 있는 천문학 체계(역법)를 가리킨다. 1644년 청나라가 북경을 장악한 직후 반포되어 이듬해인 순치(順治) 2년의 달력부터 시헌력으로 제작되었다. 시헌력의 천문학 체계를 청나라가 스스로 만든 것은 아니었다. 이는 명나라 말 서양 예수회 선교사들이 서광계(徐光啟)라는 학자 관료의 감독하에 제작한 『숭정역서(崇禎曆書)』라는 서양 천문학 총서에 토대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명나라 조정의 의견이 나누어져 실제 반포되지 못하고 있던 것을, 중원의 새 주인이 된 청나라가 자기 왕조 의 역법으로 채택한 것.. 2023. 6. 12.
벼슬과 봉급을 헌 신발처럼 여겨야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벼슬과 봉급을 헌 신발처럼 여겨야 ​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3-06-05 ​ ​ 세상이 참으로 위험한 분위기로 돌아갑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면서 강하게 몰아세우는 북한에 대한 압박, 한미동맹만이 모든 외교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친미 일변도의 외교정책, 모든 과거사를 묻지 않고 일본 쪽의 주장에 동조하여 일본의 입장만 옹호해주는 대일외교, 이런 모든 것에는 반대로 위험요소만 증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눈 감고 있는 것에 위험한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최고 결정권자 한 사람의 뜻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면서 함께 일하는 고위공직자들의 역할은 전혀 보이지 않아 더욱 걱정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때야말로 우리는 위기와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산.. 2023. 6. 10.
‘살아남은 자의 슬픔’ 혹은 분노 - 권순긍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살아남은 자의 슬픔’ 혹은 분노 ​ 글쓴이 권순긍 / 등록일 2023-05-30 ​ ​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는 이란 시에서 모스크바에서 병사한 스테판, 스페인 국경에서 자살한 벤야민 등 먼저 간 친구들을 기리며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꿈속에서 죽은 친구들이 나타나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고 하자 “나는 내가 미워졌다.”고 했다. 힘겨운 시대를 함께 하지 못하고 친구들을 먼저 보낸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이 시는 1980년 ‘광주’ 이후 시대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살.. 2023. 5. 30.
동학농민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기 위하여 - 정근식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동학농민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기 위하여 ​ 글쓴이 정근식 / 등록일 2023-05-30 ​ ​ 순창 피노리에서 서울로 압송된 동학농민혁명 최고지도자 전봉준은 1895년 2월 9일, 첫 번째 심문을 받았다. 심문관이 전봉준에게 학정의 직접 피해자가 아닌데 왜 봉기했는가를 묻자 전봉준은 “많은 사람들이 원통하고 한탄하는 까닭으로 백성을 위하여 해를 제거하고자 한 것”이라고 답했다. 심문관이 “고부 기포 당시 동학이 많은가 원망하는 백성이 많은가?”라고 물었을 때, 그는 “원민 과 동학이 합하였으나 동학은 적고 원민이 많았다”고 답하였다. 2월 11일 두 번째 심문이 있었을 때 그는 자신이 동학의 접주임을 분명히 밝히고 손화중·최경선 등 다른 동학 접주들을 언급했다. 모두 전봉준 공초에.. 2023. 5. 30.
등에서 그친다는 말 - 송혁기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등에서 그친다는 말 ​ 글쓴이 송혁기 / 등록일 2023-05-23 ​ ​ 우리의 몸 어디 하나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가장 앞에 나서서 많은 일을 하는 것이 눈과 손이다. 외부를 향하는 감각과 운동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자신의 몸을 향해서도 눈과 손은 참 다양한 일을 한다. 그런데 우리의 몸에서 눈도 손도 미치지 못하는 부위가 있다. 바로 등이다. 거울이 없이는 자신의 등을 볼 수 없고, 아무리 유연하다 해도 등의 모든 부위를 다 만지기는 어렵다. 산(☶)이 위아래로 포개진 모양을 지닌 간괘(艮卦)는 산처럼 그 자리에 머물러있는 ‘그침’을 뜻한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그치는지가 중요한데, 우리 몸의 각 부위를 그침의 장소로 들어서 비유로 설명했다. 발, 종아리, 허리, 가.. 2023. 5. 23.
목민심서의 근현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노관범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목민심서의 근현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글쓴이 노관범 / 등록일 2023-05-22 ​ ​ 1902년 5월 19일 황성신문은 신간 목민심서를 소개하는 논설을 냈다. 1821년 음력 2월 정약용이 목민심서 서문을 쓴 지 8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책 자체는 이미 필사본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정약용에게 목민심서는 마음의 책에서 그쳤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곧잘 실용적인 책으로 읽혔다. 신간 목민심서 서문을 쓴 엄세영은 자신이 소년 시절부터 이 책을 좋아했고 지방관으로 부임하면 늘 휴대해서 참조했다고 밝혔다. ​ 목민심서를 출판하고자 하는 의지는 그 전부터 있었다. 신간 목민심서에 서후문(書後文)을 쓴 이중하는 1883년 고종의 어명으로 내각에 들어온 여유당전서에 목민.. 2023. 5. 22.
챗GPT 시대에 잘 대응하려면 - 김재인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챗GPT 시대에 잘 대응하려면 ​ 글쓴이 김재인 / 등록일 2023-05-16 ​ ​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론장을 통한 의사결정은 대단히 중차대한 문제다. 오늘날 공론장은 붕괴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언론을 통한 여론 수렴은 불가능한 지경이고, 인터넷 커뮤니티나 단톡방에서는 자기들만의 거품에 갇혀 바깥 집단과 교류하지 않는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는 알고리즘에 따라 콘텐츠를 노출해 기존에 갖고 있던 신념을 강화한다. 이른바 확증편향, 동굴효과, 인포데믹, 위조뉴스, 포퓰리즘 등으로 불리는 현상이 사회를 휘감고 있다. 알고리즘이 인간이 해야 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꼴이다. 훌륭한 민주 시민을 기르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에 따른 의사결정에 굴복하면 .. 2023. 5. 16.
마음으로 즐길 일 - 심경호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마음으로 즐길 일 ​ 글쓴이 심경호 / 등록일 2023-05-15 ​ ​ 이즈음 사람들은 기쁜 마음을 갖기 어렵고 즐거운 일도 없다고들 한다. 고향도 잃어버리고 안식처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샘 페킨파David Samuel Peckinpah 감독의 1971년영화 Straw Dogs가 생각난다. 주인공 부부 데이빗과 에이미는 에이미의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마을 사람들로부터 소외당하고 그들의 폭력성 때문에 위협을 느끼다가, 데이빗이 폭도 가운데 다섯 사람을 살해하게 된다. 가까스로 자신들을 지켜내지만 그들 자신이 불한당이 된 것이다. 1786년 2월, 정약용은 별시 초시에 응시하여 차하(次下)를 받았으나 전시(殿試)에 나아가지 못했다. 여름에 소내에서 지.. 2023. 5. 15.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라 - 이기영 > 다산글방 > 다산포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라 ​ 글쓴이 이기영 / 등록일 2023-05-09 ​ ​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리포트(World Happiness Report) 2022’에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들 중 36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핀란드가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덴마크,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 상위 20개국 중 15개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훨씬 상회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세계적인 K팝 그룹 BTS는 물론 아카데미상 영화 ‘기생충’과 에미상을 휩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문화강국인데 왜 국민들이 이토록 불행하게 살까.. 2023.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