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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이름이 성공한 인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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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고창신(法古創新)과 대대(待對)의 논리 - 박수밀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법고창신(法古創新)과 대대(待對)의 논리 ​ 글쓴이 박수밀 / 등록일 2023-07-24 ​ ​ 법고창신(法古創新)은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고전 용어이다. 오늘날 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학계와 일반에서 공인된 용어로 쓰고 있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설명되어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비슷한 의미로 쓰고 있지만, 온고지신이 새것을 아는 데[知新] 머물고 있다면 법고창신은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創新]는 데서 차이점을 찾는다. 법고창신이 유래한 「초정집서(楚亭集序)」 첫머리에서 연암은 당시 치열한 문학 논쟁이었던 법.. 2023. 7. 24.
버릇없지 않으면 한 세대가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다 - 김재인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버릇없지 않으면 한 세대가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다 글쓴이 김재인 / 등록일 2023-07-18 ​ ​ 요즘 이십 대 초중반 여성의 패션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전에는 잘 몰랐는데, 네댓 살 간격으로 패션에서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스무 살 전후 여성들, 이른바 알파세대는 배꼽을 드러내는 짧은 상의가 도드라진다. 이십 대 중반, 즉 Z세대는 상의를 모아 바지 안에 넣어 허리를 잘록하게 하고 다닌다. 내가 제대로 묘사했는지 모르겠으나, 거리를 걷다 보면 이 차이가 확연하다. 알파세대는 차별화에 성공했다. 기성세대의 기득권에 대해 말들이 많다.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런데 역사를 돌아보자. 어떤 세대도 스스로 기득권을 내놓았던 적이 없다. 기득권의 성.. 2023. 7. 18.
‘實學’은 ‘실학’인가? - 노관범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實學’은 ‘실학’인가? ​ 글쓴이 노관범 / 등록일 2023-07-17 ​ ​ 1708년 어느날 숙종의 경연 공부 책자를 둘러싸고 신하들 사이에 논란이 있었다. 임수간은 『주자대전』의 발췌본 ‘절작통편(節酌通編)’이 제왕의 치평(治平)에 관한 정치학 서적으로는 알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대신 ‘역대명신주의(歷代名臣奏議)’를 발췌해서 진강하자고 제안했다. 이관명은 주희의 글 하나하나에 의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에 반대했다. 여기서 ‘역대명신주의’란 무엇일까? 숙종실록 번역본은 이를 ‘역대 명신의 주의’라고 풀이했다. 마치 ‘삼국사기’를 보고 ‘삼국의 사기’라고 풀이하는 격이다. 실제로 이는 명나라 성조 연간 편간된 『역대명신주의』를 가리킨다. 『육선공주의(陸宣公奏議).. 2023. 7. 17.
‘돌격 앞으로 킬러 입시’를 ‘창의적 스스로 공부 축제’로 - 이기영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돌격 앞으로 킬러 입시’를 ‘창의적 스스로 공부 축제’로 ​ 글쓴이 이기영 / 등록일 2023-07-11 ​ ​ 요즘 윤대통령의 킬러 문항 발언으로 교육계가 떠들썩하다. 창의성, 윤리성 등 교육의 기본목표는 다 사라지고 오로지 의대 점수따기 경쟁만 남은 한국교육의 본모습이다. 0.1%만 이겨도 모든 권력을 싹쓸이하는 소선거구 양당제 선거제도와 더불어 경제선진국이 된 한국 국민들을 출생율 세계 최악의 불행한 오징어 게임 지옥으로 끌어들인 양대 극한 경쟁원이다. 지난 문재인 정권은 교육개혁은 아예 멀리하고 단기적 문제만 해결하는 관리형으로 일관해 오다가 오히려 창의성 교육을 후퇴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젠 우리 사회에서 변별력 중심의 킬러 입시를 속히 없애버리고 여야가 함께 모여 .. 2023. 7. 11.
열여덟가지 뒤틀림[拗] - 심경호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열여덟가지 뒤틀림[拗]​ ​ 글쓴이 심경호 / 등록일 2023-07-10 ​ ​ “한 사람의 저술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읽은 서적을 모두 읽어야 한다.” 어려서 윗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는 이 몇 년 동안 『성호사설』 을 읽고 있는데, 성호 이익이 다룬 많은 자료들이 원래 어디에 들어 있던 것인지 몰라 고생하고 있다. 50대 이후 천지ㆍ만물ㆍ인사ㆍ경사ㆍ시문 등 5부문에 걸쳐 수시로 변정(辨正)하고 상론(尙論)하며 현실정치에 대해 제안(提案)한 단편 논문들을 집성하여 『사설(僿說)』 이라고 했다. 조카 이병휴(李秉休)가 모두 3,008항목을 정리했다. 이익은 33세 때부터 50대까지 모두 11종의 질서(疾書)를 저술했다. 『사설』 은 『질서』 의 사유방법.. 2023. 7. 10.
기부금은 과제물이다 - 임철순 > 다산글방 > 다산포럼 기부금은 과제물이다 ​ 글쓴이 임철순 / 등록일 2023-07-04 ​ ​ 최근 고려대에 어떤 독지가가 학교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630억 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1905년 개교 이래 최대이며 국내 대학의 단일 기부액으로는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의 카이스트 기부(766억 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라고 한다. 대학 관계자는 “이 독지가는 2025년 개교 120주년을 맞이하는 고려대의 미래 비전에 공감해 ‘통 큰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자가 코로나19 여파와 15년째 지속되는 등록금 규제 등으로 인해 대학이 겪고 있는 재정위기에 대한 너른 이해를 갖고 있었다”며 “대한민국 도약과 인류 발전을 위해 대학이 분발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2023. 7. 4.
입시 문제 - 김진균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입시 문제 ​ 글쓴이 김진균 / 등록일 2023-06-27 ​ ​ 정약용(丁若鏞)은 젊은이들이 과거 시험 준비에 매몰되어 올바른 학문의 길을 못 찾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 바 있다. 『목민심서』 예전(禮典)조에서 수령의 임무로 보아 과거 시험을 권장하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서당에서 문자를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채 십팔사략(十八史略), 통감절요(通鑑節要), 백련구(百聯句), 격몽시(擊蒙詩) 등을 읽고 나면 잘못 굳어진 사고 체계를 바로잡을 길이 없다고 한탄한 것이다. 그리하여 뜻있는 수령이라면 자신의 고을에서 열 살 안팎의 어린 수재들을 손수 깊이 있게 교육시켜서 국가에 별도로 천거할 인재로 키워낼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직 과거 시험만을 대비하기 위해 피상적으로 읽고 기.. 2023. 7. 4.
유수원의 직업론과 시대착오적 신분의식 - 김태희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유수원의 직업론과 시대착오적 신분의식 ​ 글쓴이 김태희 / 등록일 2023-06-28 ​ ​ 유수원(柳壽垣, 1694~1755)은 실학자 가운데에서 독특한 면이 있다. 그는 뒤늦게 알려졌다. 그의 저서 가 주목받을 때도 저자가 누구인지 몰라 ‘저자 미상’이라고 했다. 유수원이 비밀의 인물이 되었던 것은 영조 때 대역죄인으로 처형되었기 때문이다. 유수원은 소론계 관인 집안 출신이다. 그의 호가 ‘농암(聾庵)’인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귀머거리였다. 자신의 저서 가 추천된 후 영조를 만났을 때 필담을 나누어야 했다. 영조는 그를 경세에 재능이 있는 인물로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63세 때(1755년) 나주 괘서(掛書) 사건에 연루되어 대역부도의 죄로 비극적 최후를 맞.. 2023. 7. 4.
『다산의 마음』『다산의 생각』 두 책의 간행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다산의 마음』 『다산의 생각』 두 책의 간행​ ​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3-07-03 ​ ​ 1971년 가을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이 석사학위 논문으로 통과되자, 턱없이 부족한 공부였지만 다산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대열에 끼면서 ‘다산학’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래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렀고, 번역서로 논문으로 책으로 칼럼으로 강의로 다산학을 말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길고 길게 다산학을 말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말을 하기 위해서는 말할 거리를 찾아 책을 읽고 번역해야 했기에 『여유당전서』라는 다산의 문집 전체를 읽고 번역하는 세월이 길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2004년 〈다산연구소〉를 설립하여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를 36.. 2023. 7. 4.
‘미래’를 위해 삭제한 ‘과거’ - 권순긍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미래’를 위해 삭제한 ‘과거’ ​ 글쓴이 권순긍 / 등록일 2023-06-20 ​ ​ 임진왜란을 다룬 고전소설 을 보면, 이순신, 사명당, 곽재우 등 민족영웅들이 왜적에 맞서 싸우는데 흥미로운 것은 허구가 역사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승군을 일으켜 왜적에 맞섰고, 강화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조선인 포로 3천 명을 데려온 사명당(四溟堂)이 소설에서는 일본왕의 항복을 받는다. 큰 비를 내리게 하여 일본열도가 물에 잠기자 일본왕은 어쩔 수 없어 항복하고 조선을 ‘형의 나라’로 섬기며 매년 삼백 명씩 일본인을 파견하여 조선의 국경을 지키도록 했다. 일본의 침탈과 파괴를 이렇게 허구를 통해 통쾌하게 복수했다. ​ ‘과거’가 없는 ‘미래’ ​ 일본에 의해 침탈당한 과거로부터 형성된 반일감.. 2023. 6. 20.
영혼과 혼령, 제사에 담긴 유학자의 고민 - 백민정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영혼과 혼령, 제사에 담긴 유학자의 고민 ​ 글쓴이 백민정 / 등록일 2023-06-19 ​ ​ 18세기 이후 조선 사람을 고민하게 만든 대표적인 서양의 철학적 개념은 ‘천주(Deus)’와 ‘영혼(Anima)’이었다. 특히 인간의 지성적 혼을 의미하는 서구 중세철학의 ‘아니마 후마나(anima humana)’ 개념은 번역하기가 쉽지 않았다. 16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한 서양 신부들은 신의 형상을 모사해서 만들어진 인간의 영혼, 제각기 고유하며 죽은 후에도 육체와 분리되어 영원히 존재하는 인간의 혼을 번역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심했다. 1584년 선교사 미켈레 루기에리(Michele Ruggieri, 羅明堅, 1543-1607)가 제안한 ‘아니마’의.. 2023. 6. 19.
퇴계와 고봉의 이학(理學) 논쟁과 호남학(湖南學) - 곽진 > 다산글방 > 다산포럼 퇴계와 고봉의 이학(理學) 논쟁과 호남학(湖南學) ​ 글쓴이 곽진 / 등록일 2023-06-13 ​ ​ 조선조 학술사-유학의 심화와 발전에는 서한(書翰:편지)토론, 즉 문목토론(問目討論)이 자리 잡고 있다. 안동의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광주의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 두 분이 벌인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이 그 대표적 사례 같다. “사단(四端)은 이(理)가 발(發)하고 칠정(七情)은 기(氣)가 발(發)한 것”이라고 주장한 퇴계의 주장을 거의 25년 아래 제자인 고봉이 ‘그렇게 말씀해버리면 이(理)와 기(氣)가 두 개로 갈라지고 맙니다.’라고 되받는다. 퇴계는 “어린 애송이가 감히 스승에게 딴지 거나!”라고 언짢게 여기지 않고 고봉의 반론을 진지하게 검토하면서 편지를 주고.. 2023. 6. 13.
1708년, 시헌력(時憲曆)의 새로운 정체성 - 임종태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1708년, 시헌력(時憲曆)의 새로운 정체성 ​ 글쓴이 임종태 / 등록일 2023-06-12 ​ ​ 잘 알려져 있듯, 시헌력(時憲曆)은 청나라가 발행한 달력의 명칭이자 그 바탕에 있는 천문학 체계(역법)를 가리킨다. 1644년 청나라가 북경을 장악한 직후 반포되어 이듬해인 순치(順治) 2년의 달력부터 시헌력으로 제작되었다. 시헌력의 천문학 체계를 청나라가 스스로 만든 것은 아니었다. 이는 명나라 말 서양 예수회 선교사들이 서광계(徐光啟)라는 학자 관료의 감독하에 제작한 『숭정역서(崇禎曆書)』라는 서양 천문학 총서에 토대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명나라 조정의 의견이 나누어져 실제 반포되지 못하고 있던 것을, 중원의 새 주인이 된 청나라가 자기 왕조 의 역법으로 채택한 것.. 2023. 6. 12.
벼슬과 봉급을 헌 신발처럼 여겨야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벼슬과 봉급을 헌 신발처럼 여겨야 ​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3-06-05 ​ ​ 세상이 참으로 위험한 분위기로 돌아갑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면서 강하게 몰아세우는 북한에 대한 압박, 한미동맹만이 모든 외교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친미 일변도의 외교정책, 모든 과거사를 묻지 않고 일본 쪽의 주장에 동조하여 일본의 입장만 옹호해주는 대일외교, 이런 모든 것에는 반대로 위험요소만 증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눈 감고 있는 것에 위험한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최고 결정권자 한 사람의 뜻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면서 함께 일하는 고위공직자들의 역할은 전혀 보이지 않아 더욱 걱정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때야말로 우리는 위기와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산.. 2023. 6. 10.
‘살아남은 자의 슬픔’ 혹은 분노 - 권순긍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살아남은 자의 슬픔’ 혹은 분노 ​ 글쓴이 권순긍 / 등록일 2023-05-30 ​ ​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는 이란 시에서 모스크바에서 병사한 스테판, 스페인 국경에서 자살한 벤야민 등 먼저 간 친구들을 기리며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꿈속에서 죽은 친구들이 나타나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고 하자 “나는 내가 미워졌다.”고 했다. 힘겨운 시대를 함께 하지 못하고 친구들을 먼저 보낸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이 시는 1980년 ‘광주’ 이후 시대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살.. 2023.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