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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이름이 성공한 인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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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과 혼령, 제사에 담긴 유학자의 고민 - 백민정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영혼과 혼령, 제사에 담긴 유학자의 고민 ​ 글쓴이 백민정 / 등록일 2023-06-19 ​ ​ 18세기 이후 조선 사람을 고민하게 만든 대표적인 서양의 철학적 개념은 ‘천주(Deus)’와 ‘영혼(Anima)’이었다. 특히 인간의 지성적 혼을 의미하는 서구 중세철학의 ‘아니마 후마나(anima humana)’ 개념은 번역하기가 쉽지 않았다. 16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한 서양 신부들은 신의 형상을 모사해서 만들어진 인간의 영혼, 제각기 고유하며 죽은 후에도 육체와 분리되어 영원히 존재하는 인간의 혼을 번역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심했다. 1584년 선교사 미켈레 루기에리(Michele Ruggieri, 羅明堅, 1543-1607)가 제안한 ‘아니마’의.. 2023. 6. 19.
퇴계와 고봉의 이학(理學) 논쟁과 호남학(湖南學) - 곽진 > 다산글방 > 다산포럼 퇴계와 고봉의 이학(理學) 논쟁과 호남학(湖南學) ​ 글쓴이 곽진 / 등록일 2023-06-13 ​ ​ 조선조 학술사-유학의 심화와 발전에는 서한(書翰:편지)토론, 즉 문목토론(問目討論)이 자리 잡고 있다. 안동의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광주의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 두 분이 벌인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이 그 대표적 사례 같다. “사단(四端)은 이(理)가 발(發)하고 칠정(七情)은 기(氣)가 발(發)한 것”이라고 주장한 퇴계의 주장을 거의 25년 아래 제자인 고봉이 ‘그렇게 말씀해버리면 이(理)와 기(氣)가 두 개로 갈라지고 맙니다.’라고 되받는다. 퇴계는 “어린 애송이가 감히 스승에게 딴지 거나!”라고 언짢게 여기지 않고 고봉의 반론을 진지하게 검토하면서 편지를 주고.. 2023. 6. 13.
1708년, 시헌력(時憲曆)의 새로운 정체성 - 임종태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1708년, 시헌력(時憲曆)의 새로운 정체성 ​ 글쓴이 임종태 / 등록일 2023-06-12 ​ ​ 잘 알려져 있듯, 시헌력(時憲曆)은 청나라가 발행한 달력의 명칭이자 그 바탕에 있는 천문학 체계(역법)를 가리킨다. 1644년 청나라가 북경을 장악한 직후 반포되어 이듬해인 순치(順治) 2년의 달력부터 시헌력으로 제작되었다. 시헌력의 천문학 체계를 청나라가 스스로 만든 것은 아니었다. 이는 명나라 말 서양 예수회 선교사들이 서광계(徐光啟)라는 학자 관료의 감독하에 제작한 『숭정역서(崇禎曆書)』라는 서양 천문학 총서에 토대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명나라 조정의 의견이 나누어져 실제 반포되지 못하고 있던 것을, 중원의 새 주인이 된 청나라가 자기 왕조 의 역법으로 채택한 것.. 2023. 6. 12.
벼슬과 봉급을 헌 신발처럼 여겨야 - 박석무 > 다산글방 >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벼슬과 봉급을 헌 신발처럼 여겨야 ​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3-06-05 ​ ​ 세상이 참으로 위험한 분위기로 돌아갑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면서 강하게 몰아세우는 북한에 대한 압박, 한미동맹만이 모든 외교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친미 일변도의 외교정책, 모든 과거사를 묻지 않고 일본 쪽의 주장에 동조하여 일본의 입장만 옹호해주는 대일외교, 이런 모든 것에는 반대로 위험요소만 증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눈 감고 있는 것에 위험한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최고 결정권자 한 사람의 뜻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면서 함께 일하는 고위공직자들의 역할은 전혀 보이지 않아 더욱 걱정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때야말로 우리는 위기와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산.. 2023. 6. 10.
‘살아남은 자의 슬픔’ 혹은 분노 - 권순긍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살아남은 자의 슬픔’ 혹은 분노 ​ 글쓴이 권순긍 / 등록일 2023-05-30 ​ ​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는 이란 시에서 모스크바에서 병사한 스테판, 스페인 국경에서 자살한 벤야민 등 먼저 간 친구들을 기리며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꿈속에서 죽은 친구들이 나타나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고 하자 “나는 내가 미워졌다.”고 했다. 힘겨운 시대를 함께 하지 못하고 친구들을 먼저 보낸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이 시는 1980년 ‘광주’ 이후 시대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살.. 2023. 5. 30.
동학농민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기 위하여 - 정근식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동학농민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기 위하여 ​ 글쓴이 정근식 / 등록일 2023-05-30 ​ ​ 순창 피노리에서 서울로 압송된 동학농민혁명 최고지도자 전봉준은 1895년 2월 9일, 첫 번째 심문을 받았다. 심문관이 전봉준에게 학정의 직접 피해자가 아닌데 왜 봉기했는가를 묻자 전봉준은 “많은 사람들이 원통하고 한탄하는 까닭으로 백성을 위하여 해를 제거하고자 한 것”이라고 답했다. 심문관이 “고부 기포 당시 동학이 많은가 원망하는 백성이 많은가?”라고 물었을 때, 그는 “원민 과 동학이 합하였으나 동학은 적고 원민이 많았다”고 답하였다. 2월 11일 두 번째 심문이 있었을 때 그는 자신이 동학의 접주임을 분명히 밝히고 손화중·최경선 등 다른 동학 접주들을 언급했다. 모두 전봉준 공초에.. 2023. 5. 30.
오늘의 역사 6월 6일 오늘의 역사 6월 6일 이른 새벽 차창에 새겨지는 인파 차파 무수한 발걸음의 행선지는 어디일까 씩씩한 새벽 눈빛의 기항지는 어디일까. 돌아가리, 누님의 저자 위에 떨고 있는 헐벗고 굶주린 생선처럼 창백한 우리 모 심고 밭을 일구는 날들의 기억을 하며. 서울의 동생들도 핏기 잃은 누님의 얼굴도 익숙한 내 삽질만큼 불확실한 집을 버리고 따스한 체온으로 느껴지는 강변 숲으로 돌아가리. - 이재창 시인의 「新귀거래사 · 2」 전문 *오늘은 망종, 벼 등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 뿌리고 보리 베는 시기, 망종을 넘기면 보릿대가 꺾어지거나 부러질 염려 있음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 *오늘은 현충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2023. 5. 24.
오늘의 역사 6월 5일 오늘의 역사 6월 5일 단풍잎 붉게 물든 고향으로 돌아가리 따스한 체온으로 느껴지는 강변마을 문명의 가늠대 위 퍼득이는 삶을 두고 돌아가리 어제의 피곤한 몸 훌훌 털고 나서는 집 새벽녘 오금 저린 류머티즘 발목들만 세상을 두리번거리며 옹송그려 가는 걸까 차라리 공해로 물든 사글셋방 버리고 네온사인 얼룩진 빈 가슴을 버리고 장대숲 흔들리는 고향, 돌아가리 화엄의 숲. - 이재창 시인의 「新귀거래사 · 1」 전문, (문학사상 2001년 1월호) *세계환경의 날,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확산과 실천의 생활화를 위해 1972년 오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국 등 110개국 참가해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호하자”는 슬로건 내걸고 사상처음으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UN Conference on the Human Env.. 2023. 5. 24.
등에서 그친다는 말 - 송혁기 > 다산글방 > 다산포럼 등에서 그친다는 말 ​ 글쓴이 송혁기 / 등록일 2023-05-23 ​ ​ 우리의 몸 어디 하나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가장 앞에 나서서 많은 일을 하는 것이 눈과 손이다. 외부를 향하는 감각과 운동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자신의 몸을 향해서도 눈과 손은 참 다양한 일을 한다. 그런데 우리의 몸에서 눈도 손도 미치지 못하는 부위가 있다. 바로 등이다. 거울이 없이는 자신의 등을 볼 수 없고, 아무리 유연하다 해도 등의 모든 부위를 다 만지기는 어렵다. 산(☶)이 위아래로 포개진 모양을 지닌 간괘(艮卦)는 산처럼 그 자리에 머물러있는 ‘그침’을 뜻한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그치는지가 중요한데, 우리 몸의 각 부위를 그침의 장소로 들어서 비유로 설명했다. 발, 종아리, 허리, 가.. 2023. 5. 23.
오늘의 역사 6월 4일 오늘의 역사 6월 4일 ​ ​ 죽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서 우리는 그 울창한 전나무 숲길을 갑니다 하늘이 맞닿는 아침햇살 적막한 마음 하나 비웁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잠시 머문 이승의 길 새소리 대숲소리, 더 깊은 기다림의, 이제는 그대를 위해 꽃길 하나 마련합니다. 더 바랄 수 없을 만큼 섬세한 사랑을 위해 죽어서도 살아 두 손 가슴이 묻습니다. 내 그대 시리도록 맑고 밝은 그리움이 눈부십니다. - 이재창 시인의 「내소사 가는 길」 전문 ​ ​ ​ *세계 침략희생 어린이의 날 ;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아이들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유엔이 제정 *1989년 천안문 광장시위 희생자 추모일 *국민 화합의 날: 헝가리 *칼 구스타프 만네르헤임 탄신일.. 2023. 5. 22.
오늘의 역사 6월 3일 오늘의 역사 6월 3일 ​ ​ 개자식들이다, 내부수리의 현장에서 일어서지 않는. ​ 나폴레옹 꼬냑, 드라이진, 보드카 하야비치, 조니워카, 알레산더, 마패 브랜디, 로진스키, 노블와인…… 모두가 식탁 밑에 안경을 쓰고, 잊을 것은 잊고 버릴 것은 버리는 눈이 먼 얼굴은 몇개의 얼굴로 넘나들고, 피곤한 정신은 옆에 서서 늘 오기를 부리는 대학 강사의 눈빛같은 기항지를 찾아 게나 고동이나 정봉준이는 깡다구가 있었네, 종달새는 사라진지 오래네, 신학국문학사는 오해를 하고 있네, 술꾼들은 언제나 평온하네, 애드벌룬의 낙하는 우리들의 제삿날이네, 리얼리즘을 취급하는 깡냉이 같은 이빨을 갈고 있었네, 순수시가 어쩌네, 참여시가 어쩌네, 노벨문학상이 어쩌네, 가을철 문학상 제도가 간나구 같네, 출판기념회가 재이 있었.. 2023. 5. 22.
목민심서의 근현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노관범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목민심서의 근현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글쓴이 노관범 / 등록일 2023-05-22 ​ ​ 1902년 5월 19일 황성신문은 신간 목민심서를 소개하는 논설을 냈다. 1821년 음력 2월 정약용이 목민심서 서문을 쓴 지 8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책 자체는 이미 필사본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정약용에게 목민심서는 마음의 책에서 그쳤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곧잘 실용적인 책으로 읽혔다. 신간 목민심서 서문을 쓴 엄세영은 자신이 소년 시절부터 이 책을 좋아했고 지방관으로 부임하면 늘 휴대해서 참조했다고 밝혔다. ​ 목민심서를 출판하고자 하는 의지는 그 전부터 있었다. 신간 목민심서에 서후문(書後文)을 쓴 이중하는 1883년 고종의 어명으로 내각에 들어온 여유당전서에 목민.. 2023. 5. 22.
오늘의 역사 6월 2일 오늘의 역사 6월 2일 너는 아름다운 시(詩)를 좋아한 만큼 성실하게 살겠다고 했지. 늘 빈 세상끝 우리의 영혼을 가득 담아 저 하늘 끝까지 질통을 지고 하루하루를 비틀거리며 아나방 위를 억세개 건넜지. 정말 무거운 삶, 어지러운 공사장 부근의 자재들. 나는 그 불투명한 삶의 옆구리에 앉아 문학의 배반성과 사팔베니어 위에 난무하는 이론의 장난성과 우리의 목을 조이듯이 꽉꽉 반생을 돌려 조이는 인간성 결핍증에 실로 괴로워 했지. 뜨거운 온 몸에 못질을 하는 순간마다 댓방 위에서 콘크리트를 치는 물과 골재에 불순물이 기어들고 기대하는 어느 친구의 좌절감에 그 건물은 부실공사의 근원이 되겠지. 엔젠가 우리의 팔팔한 이 정력도 건물의 밑바락에 깔려 오징어가 될지 몰라. 절규를 해도 두 주먹을 불끈 쥐어도 네가 .. 2023. 5. 20.
오늘의 역사 6월 1일 오늘의 역사 6월 1일 매연처럼 이미 썩어 문드러진 아침 식탁. 무 한다발 배추 한포기 신신한 것 하나 없는 내 온몸 헛배 키우며 시름 시름 독이 밴다. 막힌 혈관 찌든 허파, 중금속 투성이의 아무리 씻어봐도 끈적한 삶의 배면. 산과 물 바람마저 답답한 이 땅 집짓는 사람은. 어릴적 동네 개울 피라미떼 잡던 고향. 이젠 기억 저 편, 악취 진동 폐기물 뿐 살아도 살아도, 나 혼자 뿐인 썩은 몸뚱이만 사는 마을. - 이재창 「우리가 사는 마을」 전문, (중앙일보 초대시조, 1997,11,25일자) *의병의 날, 임진왜란때 의령에서 망우당 곽재우 장군이 집과 땅을 팔아 전국 최초로 의병 일으킨 날(1592년)을 기념해 의병제전행사 하다가 2010년에 오늘을 ‘의병의 날’(국가기념일)로 정함 *국제아동의 날 .. 2023. 5. 20.
오늘의 역사 5월 31일 오늘의 역사 5월 31일 어떤 나라 땅이다가 어떤 땅의 슬픔이었다가 ​ 더러 대숲 흔들리는 고향으로 돌아온 나. 세상의 빛나는 벽 안 나는 거울 속에 숨는다. 어느날 거울 속에 나타나기 시작한 나. 이 거리 어디라도 날아갈 듯 자유로운 너희는 왜 이방인의 먼 눈빛을 지녔느냐. - 이재창 시인의 「잠」 전문, (시조문학 36, 1983 가을호) “살다가 보면/넘어지지 않을 곳에서/넘어질 때가 있다//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사랑하는 사람을/사랑하지 않기 위해서/떠나보낼 때가 있다//떠나보내지 않을 것을/떠나보내고/어둠 속에 갇혀/짐승스런 시간을/살 때가 있다//살다가 보면” -이근배 ‘살다가 보면’ *바다의 날, 바다 둘러싼 .. 2023. 5. 16.
오늘의 역사 5월 30일 오늘의 역사 5월 30일 하동驛 어둠 끝에 깊숙히 몰려온 잠 새벽 달빛 젖어 떠는 저자 앞에 몰려온 잠 피곤한 가슴 안으며 바람 철렁 꽂히는 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우리들의 땅그늘에 절망의 생애 저 편 이미 죽어 우는 잠 젖어라, 거꾸로 내리는 빗방울 그 內面의 갈등의 잠. 말하라, 허리에 찬 匕首되어 빛나는 잠 웃어봐도 출혈하는 선명한 순수의 잠 세상은 사랑이 몰아치듯 침잠할 수 없는 잠. - 이재창 「내면(內面)의 끝」 전문, (동서문학, 1987, 12월호) “인간이란 격렬한 불안감 속에서가 아니면 권태로운 혼수상태 속에서 살기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이지요.” “세상엔 언제나 지독한 고통이 있게 마련이지만 그러나 일단 견뎌내기만 하면 모든 것이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게 되네.“ -볼테르(1778년 .. 2023. 5. 16.
챗GPT 시대에 잘 대응하려면 - 김재인 > 다산글방 > 다산포럼 챗GPT 시대에 잘 대응하려면 ​ 글쓴이 김재인 / 등록일 2023-05-16 ​ ​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론장을 통한 의사결정은 대단히 중차대한 문제다. 오늘날 공론장은 붕괴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언론을 통한 여론 수렴은 불가능한 지경이고, 인터넷 커뮤니티나 단톡방에서는 자기들만의 거품에 갇혀 바깥 집단과 교류하지 않는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는 알고리즘에 따라 콘텐츠를 노출해 기존에 갖고 있던 신념을 강화한다. 이른바 확증편향, 동굴효과, 인포데믹, 위조뉴스, 포퓰리즘 등으로 불리는 현상이 사회를 휘감고 있다. 알고리즘이 인간이 해야 할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꼴이다. 훌륭한 민주 시민을 기르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에 따른 의사결정에 굴복하면 .. 2023. 5. 16.
마음으로 즐길 일 - 심경호 > 다산글방 > 풀어쓰는 실학이야기 ​마음으로 즐길 일 ​ 글쓴이 심경호 / 등록일 2023-05-15 ​ ​ 이즈음 사람들은 기쁜 마음을 갖기 어렵고 즐거운 일도 없다고들 한다. 고향도 잃어버리고 안식처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샘 페킨파David Samuel Peckinpah 감독의 1971년영화 Straw Dogs가 생각난다. 주인공 부부 데이빗과 에이미는 에이미의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마을 사람들로부터 소외당하고 그들의 폭력성 때문에 위협을 느끼다가, 데이빗이 폭도 가운데 다섯 사람을 살해하게 된다. 가까스로 자신들을 지켜내지만 그들 자신이 불한당이 된 것이다. 1786년 2월, 정약용은 별시 초시에 응시하여 차하(次下)를 받았으나 전시(殿試)에 나아가지 못했다. 여름에 소내에서 지.. 2023. 5. 15.
오늘의 역사 5월 29일 오늘의 역사 5월 29일 매일 아침 일어서는 인간들의 풍경 앞에 나는 또 혼자인가, 볓 번씩을 확인하는 세상은 공허한 바다, 순 선홍빛 처녀막. 생각의 올 기워봐도 신경통은 도져올까 없는 것들 풍족하게 가지런히 추스려도 온 산천 우는 진달래 내겐 너무 잔인하다. 신뢰하는 별과 달, 꽃, 사람의 아들 없고 선한 이 가슴 뜨거운 인간의 잔이 빌 때 삔 발목 딛고 설 자리 늘 우짖는 나의 바다. - 이재창 시인의 「무의미론(無意味論)」 전문, (전남문단 14집, 1986) “풀이 눕는다/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풀은 눕고/드디어 울었다/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다시 누웠다//풀이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발목까지/발밑까지 풀.. 2023. 5. 13.
오늘의 역사 5월 28일 오늘의 역사 5월 28일 좀 더 기다리면 떠나간 이 오실텐데. 기운 옷 움켜 잡고 봉숭아꽃 물들일 적에 목 짧은 넥타이를 매고 아버지는 오실텐데. 하교하는 길목에서 그리움의 꿈을 꾼다. 뚱보처럼 불거진 옆집 아저씨 배를 보며, 고통과 성실의 빵조각을 나눠 들고, 서울행 완행열차의 덜컹거리는 그리움을 그 누구는 아는지. 속달로 보낸 편지 다시 돌아 올까 꿈을 쓴다. 하늘이 닿을 것처럼 문지방을 넘볼지 사무실을 개업한 빌딩숲의 어디쯤서 어머니 젖은 설움이 어느 편지함에 잠자고 있을지… - 이재창 시인의 「꿈」 전문, (시조문학 42, 1985 봄호) ​ ​ ​ “작업에 몰두하던 소년은/스크린도어 위의 시를 읽을 시간도/달려오던 열차를 피할 시간도 없었네/갈색 가방 속의 컵라면과/나무젓가락과 스텐수저/나는 절.. 2023. 5. 13.